7일 중앙일보는 정부가 대법원의 패소 판결에도 과거 유승준의 병역 기피를 이유로 7월 2일 비자발급을 재차 거부했다고 단독보도했다. 정부는 유승준이 한국에 입국할 경우, ‘대한민국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재외동포법을 그 근거로 삼았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 제5조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은 외국국적동포에게 결격사유가 있을시 체류자격을 부여치 않을 수 있다.
이에 유승준은 한국 입국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대리인단 사이에서 논의 끝에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다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준 대리인은 “유승준도 당연히 본국에 오고 싶어한다. 그가 일부러 포기하고 싶겠나. 기존에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평생동안 입국을 거부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 점에 대해 판결이 있었음에도 계속해서 정부가 그 취지를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그걸 바로잡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소송의 이유에 대해 밝혔다.
앞서 3월 13일 대법원은 유승준 비자발급 소송에서 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중대한 법령위반 등 사유가 없어 원고 승소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유승준은 2001년 8월 신체검사 당시 4급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고 2002년 입대를 3개월 앞두고 돌연 미국 시민권을 얻으며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에 법무부는 유승준이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했다고 보고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입국금지조치를 내렸다.
2015년 유승준은 8월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사증 발급을 신청했으나 LA총영사관이 이를 거부하자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LA 총영사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에 구속된다는 이유로 해당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다시 열린 2심은 지난해 11월 선고 공판에서 “LA총영사관은 13년 7개월 전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했다. 관계 법령상 부여된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했어야 하는데도 이를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취소’했다. LA총영사관이 대법원에 재상고했지만 대법원은 파기환송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