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YG, 블랙핑크 간호사 성적 대상화 논란→사과 “삭제·영상 교체”

입력 2020-10-07 14:2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종합] YG, 블랙핑크 간호사 성적 대상화 논란→사과 “삭제·영상 교체”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그룹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와 관련된 성적 대상화 논란에 사과했다.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 2일 공개된 블랙핑크의 신곡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멤버 제니가 간호사 복장으로 등장하는 장면으로 영상 속 제니는 간호사이자 환자로 등장해 1인2역을 소화했다.


해당 장면과 관련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5일 ‘YG엔터 블랙핑크 뮤비 속 간호사 성적대상화에 대한 입장’이라는 논평을 통해 “명백한 성적대상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헤어캡, 몸에 딱 맞는 옷맵시와 짧은 치마, 하이힐 등 현재 간호사의 복장과는 동떨어졌으나 ‘코스튬’이라는 변명 아래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는 보건의료노동자이자 전문 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이 여성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적대상화와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랜 기간 투쟁해왔음에도 어느 때보다도 여성인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2020년, YG 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대상화하여 등장시켰다.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노조는 여성과 간호사에 대한 성적대상화와 성 상품화에 단호히 반대하며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지금,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은 YG 엔터테인먼트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블랙핑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6일 먼저 신곡 ‘Lovesick Girls’에 대해 “우리는 왜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지에 대한 고민과 그 안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 곡”이라고 설명하며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를 반영했다.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리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편집과 관련해 깊이 고민하고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현장에서 언제나 환자의 곁을 지키며 고군분투 중인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간호협회(간협)은 6일 “가사의 맥락과 상관없는 선정적인 간호사 복장을 뮤직 비디오에 등장시킨 것은 예술 장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간호사 성적 대상화 풍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글로벌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왜곡된 간호사 이미지를 심어주는 풍토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선정적인 장면을 예술로 포장해서는 안된다”고 재차 시정을 요구했다. 간협은 특히 “세계보건기구가 올해를 간호사의 해로 지정한 것은 간호사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전 세계가 나선 것”이라며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간호사들의 권익을 개선시키기는커녕 사기마저 저하시킨 결과를 초래했다”고 우려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7일 2차 공식입장을 배포했다. 이들은 “당사는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 유니폼이 나오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기로 결정하였고 가장 빠른 시간 내로 영상을 교체할 예정”이라며 “조금도 특정 의도가 없었기에 오랜 시간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면서 이와 같은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던 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 불편을 느끼신 간호사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한다. 그리고 국민 건강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의료진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 1차 공식입장 전문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관련해 말씀 드립니다

먼저 현장에서 언제나 환자의 곁을 지키며 고군분투 중인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Lovesick Girls'는 우리는 왜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지에 대한 고민과 그 안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 곡입니다.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를 반영했습니다.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합니다.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리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편집과 관련해 깊이 고민하고 논의 중에 있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 2차 공식입장 전문
YG엔터테인먼트입니다.

당사는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 유니폼이 나오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기로 결정하였고 가장 빠른 시간 내로 영상을 교체할 예정입니다.

조금도 특정 의도가 없었기에 오랜 시간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면서 이와 같은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던 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깨닫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불편을 느끼신 간호사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그리고 국민 건강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의료진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