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로맨스, 액션 등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 ‘구미호뎐’이 이제 시청자들을 만난다.

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tvN 새 수목드라마 ‘구미호뎐’(연출 강신효·극본 한우리·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하우픽쳐스) 제작발표회에는 강신효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동욱, 조보아, 김범이 참석했다.

‘구미호뎐’은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와 그를 쫓는 프로듀서의 판타지 액션 로맨스 드라마다. 시사 프로그램 작가 출신으로 촘촘한 구성력을 자랑하는 한우리 작가와 ‘마이더스’, ‘타짜’, ‘상속자들’을 연이어 성공시킨 ‘히트작 메이커’ 강신효 감독이 ‘작은 신의 아이들’ 이후 또다시 의기투합하면서 환상적인 합을 이뤄낼 것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캐스팅 역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이동욱은 한때 백두대간 산신이었지만 현재는 도심에 정착해 현세를 어지럽히는 요괴들을 처단하는 심판자로 활동 중인 구미호 ‘이연’ 역을, 조보아는 청순한 얼굴 뒤 당찬 승부욕을 지닌 괴담 전문 프로그램 PD ‘남지아’ 역을, 김범은 이연(이동욱)의 배다른 형제이자 구미호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구미호 ‘이랑’역을 맡았다.

강신효 감독은 “‘구미호뎐’은 최근에 많이 보시고 계신 마블 히어로처럼 한국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드라마로 히어로물을 만들어봐도 되지 않을지 생각했다”라며 “또한 성별을 떠나 구미호와는 캐릭터적으로 차별이 있다. 새로운 구미호들이 등장해서 펼치는 새로운 이야기를 주목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동욱은 “남자 구미호 역이다. 나이는 1000살 이상이다. 백두대간을 지키는 산신이었다가 어떤 일로 산신 물러나 현재를 살며 이승을 떠도는 망령을 잡아 저승으로 보내는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조보아는 “내 캐릭터는 어렸을 적 부모님이 실종되시는데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로 인한 실종이라고 믿고 자라면서 괴담 프로그램 PD로 성장형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김범은 “600살 정도된 구미호다. 반인반요로 나온다. 이동욱과는 배다른 형제다. 아픈 과거 때문에 이동욱을 미워한다. 미워보일 때도 있고 아파보일 때도 있고 외로워보일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강신효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판타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배우의 아우라였다”라며 “이동욱 외에는 다른 어떤 배우도 생각할 수가 없더라. 처음 기획부터 이동욱을 생각했고 실제 만나면서 확신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범도 소집해제 직전에 만났는데 ‘이랑’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인물 같았다. 전역도 촬영에 맞춰서 한 것을 보면 더 그랬다”라며 “조보아 역시 그 동안 맡아왔던 배역과 다른 지점이 있다. 처음 미팅을 했는데 보시는 것과 상당히 다른 털털함과 논리적인 사람이다. 남지아 역으로 딱 맞았다”라고 덧붙였다.

전작 ‘도깨비’에 이어 다시 한 번 판타지에 도전하는 이동욱은 “판타지 드라마를 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준비한다고 되는게 아니란걸 안다”라며 “결국 작가님의 세계관 안에서 내가 얼마나 자유로운지가 중요하더라. 대본에 충실하려 노력했고,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미호 캐릭터를 처음 연기하며 참고한 점에 대해 이동욱은 “구미호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참고할 만한 게 없었다. 다른 판타지 장르를 참고 하면 오히려 따라하게 될 것 같아서 경계했다. 대본과 세계관 안에서 즐겁게 뛰어놀자는 마음으로 여우처럼 뛰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이동욱은 “액션 연기가 다른 작품들과는 결이 다르다. 구미호 캐릭터라 인간을 뛰어넘는 속도와 힘을 자랑하기 때문에 무술팀이 정말 많이 고생해주시고 계시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은 대신 해주시고 계시기 때문에 정말 고생하신다. 이 자리를 빌려 무술팀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구미호뎐’에서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 조보아는 “나중에 살짝 액션이 나오는데 기본적인 것부터 배워야 해서 처음부터 준비를 했다. 아직 연기 경력은 짧지만 액션 연기는 또 다른 결이 있는 것 같았다”라며 “액션 연기를 하며 큰 재미를 느꼈고 어느 때보다 상대의 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동욱 선배와 액션 장면을 같이 했는데 사전에 합을 많이 맞춰주셔서 감사했다”라며 이동욱의 배려에 감사를 전했다.

이동욱은 “조보아가 액션 연기에 욕심이 많더라.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고 난이도가 세면 대역 배우들에게 맡길 수 있는데 본인이 해내려고 해서 보기가 좋았다. 나도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4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김범은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구미호뎐’ 대본을 받았을 때 ‘이랑’이라는 캐릭터가 나쁘지만 외로워보이기도 해서 꼭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백기를 가지며 많은 생각을 했다. 버티는 시간이기도 했고 외로운 날들도 있었다. 재미있는 날들이 빨리 오기를 기다렸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동욱은 “김범이 전역 후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것 같다. 책임감도 강해진 모습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범은 “스스로가 잘 하려고 하는 모습보다는 시간들을 거치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쌓아놓은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세 배우는 서로를 향한 연기 호흡도 칭찬했다. 먼저 조보아는 이동욱에 대해 “현장 분위기를 밝게 해주신다. 내가 맡은 캐릭터가 어렵기도 해서 제스처를 취할 때 다 여쭤보고 하는 편인데 이동욱 선배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다. 선생님처럼 따르고 있다”라며 “존경하고 의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은 이동욱에 “그러지 마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김범 역시 “나 역시 이동욱에게 의지하고 있다. 진짜 선생님 같다”라고 하자 이동욱은 민망해했다.

이동욱은 “조보아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의논을 할 때도 자기 고집대로 하지 않아 연기 호흡 맞추기가 너무 좋다. 김범은 촬영 전에 많은 것을 준비하는데 그걸 현장에서 쏟아내려고 노력한다. 김범이 내게 의지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내가 그의 에너지를 받아 연기를 한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tvN‘구미호뎐’은 10월 7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