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너 경기 전승! 돌발변수 지운 마법의 KT, 이미 가장 찬란한 시즌

입력 2020-10-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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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지난해 최종전에서 기록한 창단 최다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딱 126경기가 필요했다. KT 위즈가 올 시즌 거둔 71승 중 3승은 ‘불펜데이’에서 나왔다. 고육지책 경기에서 거둔 전승, 돌발변수는 ‘원 팀’으로 지우고 있다.

KT는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6으로 승리하며 2연패 사슬을 끊었다. 아울러 롯데의 6연승 도전을 저지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KT는 KIA 타이거즈와 더불어 올 시즌 가장 적은 9명을 선발로 내보냈다. 반대로 얘기하면 개막전 선발로 낙점한 투수들이 어떻게든 버텨주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확고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다. 이 부문 최다 키움 히어로즈(12명)보다 3명 더 적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윌리엄 쿠에바스~소형준~배제성까지 4명은 로테이션을 줄곧 소화하고 있고, 남은 한 자리가 김민에서 김민수로 옮겨갔다. 여기에 소형준과 배제성이 차례로 쉴 때 조병욱이 4차례 선발로 나서며 버텨냈다.

KT 하준호(왼쪽)-이대은. 스포츠동아DB



남은 2명은 하준호와 이대은으로 불펜데이 경기의 오프너였다. 하준호는 9월 6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로 나섰다. 롯데 시절이던 2010년 8월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3686일만이었다. KT는 그 이틀 전인 9월 4일 더블헤더를 치렀기 때문에 이튿날 쉬는 일요일에 불펜데이를 감행했다. 하준호가 1.2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어 8명의 투수가 벌떼처럼 등판해 상대 타선을 잠재우며 8-7 역전승을 일궈냈다. 9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이대은 차례였다. 당시 이대은은 2이닝 무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고, KT는 이후 6명의 투수를 투입해 5-3 승리를 지켜냈다.

7일 경기는 약간 달랐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대은과 김민수를 잔여시즌 1+1로 묶을 것을 염두에 두고 기회를 줬다. 이대은이 3.1이닝 3실점, 그 뒤를 이은 김민이 0이닝 1실점, 김민수가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계산이 꼬였지만 타선의 힘으로 뒤집어 승리했다.

KT는 기본적으로 타선의 힘이 강하다. 마운드가 최소한만 버텨주면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저력이 있다. 한 명의 힘으로 5~6이닝을 버티는 게 힘들다면 불펜투수들이 그 짐을 나눠지면 된다. 하준호가, 이대은이 해줬듯 최소한의 계산만 세워주면 된다.

필승조가 아닌 불펜투수가 선발로 나서 문을 여는 오프너 전략은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가 처음 시도했다. 초기만 해도 적잖은 비판을 받았지만 탬파베이는 그해 90승을 거두며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 KT도 팀 역사에 남을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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