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데릭슨. 사진제공|KBL
KT의 2연승에는 허훈, 양홍석 등 간판선수들과 함께 외국인선수 마커스 데릭슨(24·201㎝)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데릭슨은 9일 오리온전에서 113-115로 뒤진 3차 연장 종료 직전 장거리 3점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팀에 극적인 승리를 안겼다.
새 시즌 개막 이전만 해도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달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팀에 합류했을 때 눈에 띄게 살이 쪄있었기 때문이다. KT 서동철 감독(52)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당혹스러워했다. 게으르다는 현지에서의 평가를 고려해도 그 이상으로 살이 쪄있었다. 팀 훈련 직후 온 몸에 근육통이 생겨 연습경기에 아예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 감독은 “득점을 올리는 데는 능력이 있어서 계약했다. 그래도 NBA(미국프로농구) 최고 팀인 골든스테이트에서 뛰었던 선수인데…. 뭔가 있으니까 뛴 것 아니겠는가”라며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걱정스러운 눈길로 그를 바라봤다.
서 감독의 말대로 데릭슨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백업 멤버로 키우려고 했던 유망주였다. 2018~2019시즌 골든스테이트 산하 산타크루즈 워리어스가 그와 투웨이 계약(NBA와 G리그 병행계약)을 맺었다. 실제로 데릭슨은 해당 시즌 NBA에 콜업돼 11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는 한 시즌 만에 뜻을 접었고, 데릭슨은 칼리지파크(G리그)를 거쳐 KT에 둥지를 틀었다.
데릭슨은 개막 첫 주 평균 23.0점과 함께 경기당 4.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자신에 대한 주변의 평가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KT는 데릭슨의 활약이 새 시즌 내내 꾸준히 이어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