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율주행·수소차…‘정의선 플랜’ 본격 가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4일 영상 취임 메시지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내용의 그룹 혁신 지향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 시대 개막…20년만에 그룹 총수 교체

기아차 사장땐 디자인 혁신 경영
제네시스 출범시켜 시장안착 성공
“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중심 돼야”

미래모빌리티를 향한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는 14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그룹 수석부회장직에 오른 지 2년 1개월 만에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책임지게 됐다. 20년간 그룹 회장 자리를 지켜온 정몽구 회장은 명예 회장으로 추대되며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전 세계 그룹 임직원에게 영상 취임 메시지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경영 철학을 밝혔다.

정의선 신임 회장의 경영 능력은 이미 검증이 완료되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기아차 사장 당시 디자인경영을 통해 기아차를 흑자로 전환시켰고, 현대차 부회장 재임 기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 맞서 성장을 이끌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키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은 2년여 기간 동안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화시켰다. 세계 최고 완전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합작 기업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하는 한편 다양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 협업해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정 회장은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선사할 것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나눔을 통한 사랑받는 기업으로의 변화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을 전 세계 고객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활동들이 인류의 삶과 안전, 행복에 기여하고 다시 그룹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수평적 소통과 자율을 기반으로 열린 조직문화 구현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전 세계 사업장의 임직원 모두가 ‘개척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룹의 성장과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의 귀중한 역량이 존중 받고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