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임찬규-삼성 최채흥-KT 배제성(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이 중 임찬규가 아홉수에 가장 길게 발목을 잡히고 있다. 1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8안타 2볼넷 6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지만 타선의 외면을 받았고, LG가 0-3으로 패해 시즌 9패(9승)째를 기록했다. 마지막 승리는 9월 6일 사직 롯데전으로, 이후 6경기째 승리 없이 4패만을 떠안았다. 10월 1일 잠실 롯데전(6.1이닝 3실점), 7일 잠실 삼성전(7이닝 비자책 1실점)을 포함해 3연속 QS의 호투였기에 더욱 아쉽다.
타선의 외면을 받기는 최채흥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대구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등판해 7.2이닝 4안타 1홈런 2볼넷 6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최채흥은 8회초 2사 1·2루 위기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다음 투수 이승현이 제이미 로맥을 뜬공 처리하며 승패 없이 물러났다. 삼성은 최채흥이 내려간 직후인 8회말 김동엽의 솔로홈런으로 균형을 깼다. 조금만 더 일찍 터졌다면 최채흥의 승리도 기분 좋게 챙길 수 있었다.
배제성은 최근의 호조를 잇지 못했다.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서 3.2이닝 6안타 3볼넷 2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4회를 채우지 못했지만 투구수가 92개에 육박했을 만큼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앞선 4경기에서 22.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19를 올린 상승세가 한풀 꺾였고, 시즌 5패(9승)째를 안았다. 배제성이 남은 등판에서 1승만 더 추가한다면 KT 토종 투수 최초 2년 연속 10승 투수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토종 투수들의 10승 고지 앞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연속시즌 10승 기록의 명맥을 이어간 투수는 양현종(32·KIA 타이거즈)뿐이다. 양현종은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승리로 7연속경기 무승의 지독한 아홉수를 깨고 7년 연속 10승 고지를 힘겹게 밟은 바 있다. 연속기록은 물론 토종 10승 투수 자체도 소형준(KT·11승), 박종훈(SK·10승), 양현종(10승) 등 3명에 불과하다. 남은 경기가 많지 않기에 아홉수 투수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