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의 첫 에피소드에는 성훈 김우빈 황석정 등의 트레이너로 명성을 쌓은 양치승 관장이 넘치는 카리스마와 함께 신청자로 등장했다. 그는 “저는 제자들이 원하는 목표 그 이상을 시킨다”며 “목표는 미달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 높은 곳을 보면 도전하는 사람의 기대치 이상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죽여버리고 싶은 놈이 하나 있다”며 이날 배우 오재무에게 눈맞춤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2010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아역으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긴 오재무는 어느덧 준수한 20대 청년 배우로 성장했지만, 체육관에서 열심히 운동하기보다는 재미있게만 지내 양치승에게는 ‘살살이, 오생충’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양치승은 “나와 너무 가깝다 보니 화를 내도 그때뿐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양치승과 20살이 넘는 나이 차이에도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는 오재무는 “체육관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곳”이라며 “관장님이 왜 부르셨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눈맞춤을 앞둔 양치승은 “오재무에게 20대 초반의 정말 멋진, 감탄이 나오는 로맨스 주인공의 몸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여기까지 왔으니 그래도 정신 차릴 확률이 한 80%는 된다”고 심기일전했다.
마침내 두 사람은 눈맞춤방에서 마주했지만, 너무나 가까운 사이인 만큼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눈에 힘을 주던 양치승은 “너무 힘들다”면서도 블라인드가 닫히기 직전 오재무에게 회심의 윙크를 날려, 오재무를 당황하게 했다.
마침내 블라인드가 다시 열리자 양치승은 “체육관에서 목표가 없다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너는 내 커리어에 완전히 오점이야. 운동하는 습관을 가져야지”라고 쓴소리를 했다. ‘살살이’답게 대강 넘어가려던 오재무는 조금은 심각해져 “제가 창피하십니까?”라고 물었고, 양치승은 “ 창피하긴 해. 내가 가르치는 사람 중에 너 같은 사람 있어?”라고 되물었다.
또 “운동뿐 아니라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이룩하는 그런 마인드로 고쳐주고 싶어”라며 “목표치를 딱 정해서 끝내고 그걸 유지하는 게 좋아. 그렇게 해서 나이 들어서도 존경받는 배우가 되면 좋겠어”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내가 ‘재무 운동 가르쳤다’ 할 때 뿌듯하도록, 네가 더 잘 되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마침내 ‘선택의 문’ 앞에 선 양치승은 “제대로 할 건지 말 건지 선택해”라고 오재무에게 말했고, 망설이던 오재무는 결국 문을 넘어 양치승과 함께 나갔다. 오재무는 “이건 협박이에요. 둘이 있을 때 얘기해야지”라고 투덜댔지만, 양치승은 “공개적으로 말해야 정신차리지!”라며 “여러분은 이제 정말 멋있는 ‘몸짱 오재무’를 보시게 될 겁니다”라고 오재무를 위한 ‘주 6일 헬스 지옥’을 선언했다. 제자 오재무를 진심으로 위하는 양치승의 투박한 듯하지만 따뜻한 진심에 MC들은 찬사를 보냈다.
한편, 두 번째 에피소드의 눈맞춤 신청자로는 ‘대통령의 염장이’로 불리는 유재철 장의사가 출연했다. 27년째 장의사 일을 해 오며 전직 대통령들의 염습과 장례를 맡은 전문가인 그는 “어디서 부고가 날아올지 모르니 저는 산 사람과 약속을 잘 안 잡아요”라며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손님 같은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는 ‘마지막 순간’을 하나뿐인 딸에게 부탁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유 씨는 “갑자기 닥친 죽음에 준비가 없어선 안 된다”며 “나의 마지막에 내 몸을,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일은 얘한테 부탁하면 딱일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초대를 받고 등장한 30세의 패션 디자이너 딸 유지연은 “아빠 직업이 장의사라 해도 마음에 어떤 걸림도 없었다”며 “하지만 부르신 이유는 솔직히 진짜 모르겠다”고 말했다.
딸과 마주앉은 유 씨는 장의사 일을 할 때의 옷을 입고는 “아빠 입고 있는 이 옷 뭔지 알지? 세상 일이 자기 맘대로 안 될 수도 있잖아”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딸은 아버지의 눈을 보며 환하게 웃다가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조용한 눈맞춤을 마친 뒤 유 씨는 “5년 전에 아빠가 차 전복사고를 당한 적이 있잖아. 남의 장례는 치러줘도, 내가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어”라며 “죽음이라는 것을 ‘당하는’ 게 아니라 정리 해놓고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망설이다가 “몇 천명의 염을 했지만, 그 중 몇 분은 가족들이 와서 염을 했는데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 그래서...나를 마지막으로 목욕시켜서 떠나보내는 건 우리 딸이 해 줬으면 해”라고 부탁했다.
이에 딸은 애틋하게 웃으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본 걸까?”라며 받아들였다. 그러자 유 씨는 “장례식장에는 아빠가 좋아하는 이장희의 ‘그건 너’를 틀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이어갔고, 딸은 “당연히 할 일이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유 씨는 어린 딸 지연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난 이때가 너무 좋았어. 주변 사람들이 하도 뭐라고 하니까 이 일을 할까 말까 고민할 땐데, 널 데리고 산에 다니면서 네 눈 보면서 많이 힘을 냈던 때야”라고 고백했다.
사진을 본 딸은 “그건 왜 가져와서...”라며 다시 눈물을 쏟았지만, 유 씨는 “관 안에는 네가 아빠한테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그 사진을 넣어줘”라고 담담한 부탁을 마무리했다. 또 “아빠도 ‘맞이하는 죽음’이 되면 좋겠어. 마지막엔 너무 슬퍼 마”라고 당부하며 딸과 포옹했다.
사진제공=채널A 아이콘택트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