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사이드] ‘평균 22세 익산 위즈’ 미래 논하는 KT 2군, 시너지의 힘

입력 2020-10-2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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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야구장에서 훈련 중인 KT 2군 선수단. 사진제공|KT 위즈

17일 익산야구장에서 열린 원광대와 KT 위즈 퓨처스(2군) 팀의 연습경기. KT 베스트9의 평균연령은 22.3세였다. 퓨처스리그가 끝났고 실전감각 유지 차원의 연습경기라 젊은 선수들을 잔뜩 기용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기조는 올 시즌 내내 이어졌다. KT 2군이 비로소 팜(farm·농장)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시너지, 최저승률에 담기지 않는 성장

올 시즌 KT 2군은 28승5무42패(승률 0.400)를 기록하며 남부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2군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꼴찌라는 순위표가 달가울 리 없다. 그러나 순위에 흔들리지 않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기용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그 결과 야수진 평균 23세의 결과가 나왔다. 김인호 KT 2군 감독은 “우린 제3자의 입장에서 ‘지금 1군에는 어떤 선수가 필요할까’를 매순간 고민한다.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 위주로 기용한다면 높은 승률을 기록했겠지만 1군에 필요한 건 ‘뎁스’를 채울 젊은 피”라며 “올 시즌 2군 성적만 보면 아쉽겠지만 젊은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으며 많이 올라왔다는 게 수확”이라고 밝혔다.

KT 2군은 올 시즌 남부리그 최하위에 그쳤지만 유망주들을 잔뜩 발굴해냈다. 2군 타격왕 등 6관왕에 오른 김태훈(왼쪽)과 홈런왕 강민성(오른쪽)도 그 중 한 명이다. 익산|최익래 기자



실제로 남부리그 타율, OPS 등 6관왕을 차지한 김태훈(24)이 2군을 폭격한 것은 적극적인 기회 부여가 출발점이었다. 또한 백업 내야수가 부족한 1군 상황에 맞춰 강민성(21), 윤준혁(19), 지강혁(20) 등 1~2년차 선수들에게 기회를 잔뜩 줬다. 구단에서는 이들이 향후 2~3년 내에 1군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코치진의 분업도 빛났다. KT 2군에는 최영필 투수코치, 신명철 타격코치, 김연훈 수비코치 등 젊은 지도자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이 선수단과 소통과 데이터 활용 등에 강점을 보인다면, 육성군에서는 잔뼈가 굵은 정명원 투수코치, 강성우 배터리코치, 최훈재 타격코치 등이 젊은 선수들의 기초부터 다지고 있다.

익산야구장에서 훈련 중인 KT 2군 선수단. 사진제공|KT 위즈


지자체의 시너지, 익산시의 100억 화끈 투자

1군과 2군의 유기적 호흡을 위해선 물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유리하다. 수원과 익산은 차로 2시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이 점에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KT는 지난해 익산시와 5년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과거처럼 1군 감독이 직접 2군을 방문해 선수를 파악하는 게 아닌, 2군 스태프의 눈을 믿는 분업 시스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익산시는 KT를 위해 지갑을 열어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타 구단에서도 부러움을 숨기지 못할 만큼의 화끈한 지원이다. 지자체 입장에서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실내연습장에만 39억 원을 들였고 그라운드 2면에 인조잔디를 까는 데 20억 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야간경기를 위한 조명의 질을 높이는 데 또 11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T에서는 2층 규모 선수단 숙소를 건설해 익산시에 기부 채납할 예정이다. 실내연습장과 선수단 숙소 모두 내년 3월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KT 2군 관계자는 “익산시에서 정말 많은 지원을 해줬다. 동행한다는 인식이 서로에게 확실히 심어졌다”며 “실내연습장과 숙소가 생기면 선수들의 성장에도 분명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창단 초기만 해도 1군과 2군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부터 1군이 성적을 내듯, 이숭용 단장과 김인호 감독이 2군에서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KT는 그토록 소망하던 지속 가능한 강팀을 향해 발걸음을 성큼성큼 내딛고 있다.

익산|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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