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보경과 전북 상대로 지난해보다 강해진 모습 증명할까

입력 2020-10-22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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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보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12월 울산 현대 소속으로 K리그 시상식 무대에 올라 K리그1(1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김보경(31·전북 현대)은 의미심장한 소감을 남겼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2등을 기억해야 할 이들이 있다. 올해 거둔 2등을 실패로만 생각한다면 실패다. 올해 얻은 다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것들을 기억하면서 내년을 준비한다면, 울산은 더 강해진다고 믿는다.”

김보경은 이 말을 남긴 뒤 울산을 떠났다. 울산에 아픔을 안긴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공교롭게 울산과 전북은 올 시즌에도 치열한 우승경쟁을 벌이고 있다. 25일에는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우승의 향방을 가늠할 울산-전북의 26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다. 울산(16승6무3패)과 전북(17승3무5패) 모두 승점은 54로 동률이지만, 다득점(울산 51골·전북 43골)으로 울산이 1위, 전북이 2위에 올라있다.

김보경은 지난해 함께한 동료들에게 아픔을 안겨야 하는 입장이다. 반대로 울산 선수들은 김보경의 말처럼 지난해 2등에 그쳤던 것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올해는 더 강해졌음을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해야 한다.

울산은 김보경이 떠난 뒤 전력을 대거 보강했다. 독일 분데스리가2(2부)에서 활약했던 이청용을 필두로 윤빛가람, 원두재, 김기희, 비욘 존슨, 홍철 등 전 포지션에 걸쳐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 덕에 시즌 초반부터 리그 선두를 달리는 등 강세를 이어왔다.

울산은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4로 져 전북에 우승컵을 내줬다. 포항을 상대로 2골을 더 넣었더라면 다득점에서 전북을 앞서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1득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우승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울산은 이번 전북과 맞대결에서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얻으면 우승에 좀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올해는 시즌 다득점에서 전북에 앞서있다. 무승부도 나쁘지 않은 결과가 될 수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지키려다가 낭패를 본 아픈 경험을 떠올려야 한다. 김보경의 말대로 지난해 실패를 거울삼아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야만 울산이 그토록 바라는 정상에 설 수 있다. 울산의 현 멤버들이 전북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설 김보경을 봉쇄하면서 좀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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