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플렉센. 스포츠동아DB
플렉센은 7월 1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등판했지만 1회 투구 중 타구에 왼발을 맞아 골절상을 입었다. 부상 전까지 12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ERA) 3.80으로 다소간 기복이 있었지만, 확실히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외국인투수의 이탈은 두산으로서도 뼈아팠다. 어깨나 팔 부상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재활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9월 9일 수원 KT 위즈전으로 2개월 만에 복귀했다.
그 뒤로도 좋은 날과 아닌 날의 편차가 제법 있었다. 평균 구속 149㎞에 달하는 직구는 물론 140㎞대에 육박하는 슬라이더가 있었지만 자신감을 갖지 못한 채 타자와 승부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김태형 감독은 “자신을 더 믿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수차례 드러냈다.
이제는 자신감을 완벽히 찾았다. 플렉센은 10월 4경기에서 3승무패, ERA 1.08로 완벽에 가깝다. 같은 기간 ERA는 리그 전체 2위(1위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0.82)다. 특히 두산이 PS 시작점을 두고 연일 치열한 승부를 펼치는 가운데 나온 호투라 더 의미 있다. 2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의 7이닝 3안타 무4사구 12삼진 무실점 괴력투도 그 중 하나다. 김 감독도 22일 잠실 KT전에 앞서 “근래 본인이 밸런스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자신의 공에 확신이 생겼다”고 칭찬했다.
플렉센이 빅게임 피처가 되어준다면 두산의 가을 레이스는 또 한 번의 미러클이 가능할 전망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