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 ‘트웬티 트웬티(TWENTY – TWENTY)(연출 한수지, 극본 성소은)‘가 스무살다운 엔딩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디지털드라마의 신화 ’에이틴‘ 사단의 믿고 보는 세 번째 시리즈로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트웬티 트웬티‘가 완벽한 해피 엔딩이 아닌, 미래지향적 엔딩으로 종영을 맞았다.
먼저 상처에 맞서는 채다희(한성민 분), 이현진(김우석 분), 정하준(박상남 분)의 변화가 돋보였다. 미혼모인 엄마 채윤정(배해선 분)의 잘못된 애정과 교육 안에 갇혀 살아왔던 채다희는 과거 자신을 낳은 것을 후회한다는 엄마의 말에 상처를 받고 그저 버텨왔다는 것을 고백, 진솔한 대화가 부족했던 모녀간의 갈등을 회복해나가기 시작했다.
이현진 역시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오해로 오랜 시간 마음을 열지 않았지만 일과 아들, 모두를 놓을 수 없었던 엄마의 진심 어린 사과에 응어리진 설움을 눈물로 토해냈다. 아직은 받아들이기가 두려웠던 그는 결국 엄마의 연락에 ’괜찮아지면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게 답한 것인 만큼 이현진 나름대로의 속도와 방법으로 치유해나갈 것을 암시했다. 공통적인 내면의 상처가 있었던 채다희와 이현진 커플이 각자의 성장을 디딤돌 삼아 풋풋한 연애를 이어가는 모습은 설렘을 자아내기 충분했다고.
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에 방관했다는 죄책감으로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정하준도 휴학 신청서를 쓰러 갈 만큼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강대근(진호은 분)의 조언과 도움을 받아 피해 학생과 연락을 하게 되며 더이상 회피하지 않고 맞서게 될 것임을 짐작케 했다. 이처럼 마음 속 흉터를 마주하는 자세는 모두 달랐지만 자신만의 노력을 통해 조금씩 새살이 돋는 과정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졌다는 반응이다.
또한 백예은(채원빈 분)을 짝사랑했던 손보현(에이스 찬 분)이 그녀에게 ’연리대 CC가 되겠다‘며 패기 넘치는 고백을 하고 입시를 준비하는 장면들은 새로운 커플 탄생을 예고하며 두근 지수를 높였다. 이후 뜻밖의 기회를 통해 ’영일즈‘라는 그룹명으로 데뷔하게 된 이현진, 손보현, 강대근의 첫 공연은 엔딩의 묘미를 더했다. 음악으로 뭉쳐온 세 남자에게 시작된 또다른 도전을 의미하는 대목이었기에 더욱 응원이 실릴 수밖에 없었다.
유튜브, 네이버 TV를 넘어 JTBC 편성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트웬티 트웬티‘는 방영전부터 최종회까지 꾸준한 화제성을 입증해오며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개성과 매력으로 무장한 신예들의 활약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트렌디함과 감성을 최고조로 이끈 음악들에도 뜨거운 호응이 잇따랐다.
’트웬티 트웬티‘가 그리는 스무 살은 불안하고 위태로운 선을 넘으며 각자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성장 스토리로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아직은 모든 것이 서툰 이들이 마주하는 꿈과 사랑, 그리고 상처와 방황 등은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마냥 찬란하게만 회자되는 스무살에 대한 색다른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성년, 대학, 사회라는 새로운 경계를 만나며 낯선 일탈을 통해 자신만의 바운더리를 만들어가는 ’스무살‘. ’트웬티 트웬티‘는 그 더디고 어려운 첫걸음에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더해줬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