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미나리’ 온라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거장 감독의 신작 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제작을 초청한 섹션이다. 리 아이작 정 감독(정이삭), 배우 스티븐 연은 미국 현지에서 화상으로 참석을 했고 윤여정과 한예리는 부산에서 진행했다.
이날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이 영화를 작업했을 때 ‘마이 안토니오’라는 책이 인상 깊었다. 농장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였고 거기서 크게 인상을 받았던 것은 기억에 진실되게 다가가려는 것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 이야기가 나의 실제 삶과 같을까’ 고민하게 됐는데 기억 안에 정말 진실되게 들어가보려고 하는 노력을 하려 했다”라며 “1980년대의 내 기억을 갖고 그 기억에 대해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순서를 되짚어보면서 가족들의 이야기를 나열해 봤다. 영화의 많은 이야기에 실제 있었던 제 가족 이야기가 투영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보니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픽션의 영화가 됐다. 이 이야기는 저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을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실존 인물 영감 받는 캐릭터가 나왔고 인물들이 각자 삶을 창조하며 각각의 캐릭터가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미국 가기 전에 캐나다에 이주 했다가 또 미국의 시골 한적한 곳에서 살았다”라며 “이 경험들이 영화에 비슷하게 녹아있었다. 이민자의 삶이라는 것은 문화와 세계관, 언어 차이가 하나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감독이 만든 내용을 보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지난 2월 열린 미국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자국 영화 경쟁 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