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건희 시대, AI·바이오·5G…미래투자로 ‘글로벌 삼성’ 가속

입력 2020-10-2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동아일보DB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시대 열린다

2014년부터 사실상 총수 역할
하만 인수 등 대형투자 유치
불확실성 속 연이은 호실적
상속세만 10조 원대 달할 듯
이건희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삼성’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4년 부친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부터 삼성전자를 이끌어왔고, 2018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으로 지정받으면서 사실상 총수 자리에 올랐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앞으로 자신만의 비전을 담은 경영전략을 더 과감하게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 사법 리스크 등 해결 과제도 적지 않다.

이 부회장은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이미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 왔다. 항상 ‘위기’를 강조하며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다. 2016년에는 국내 인수합병(M&A) 최대 금액인 9조 원을 들여 미국의 자동차 전자장비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2018년에는 ‘180조 원 투자 4만 명 채용’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했다. 2019년에도 133조 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올해 들어서도 중국과 네덜란드, 베트남을 연이어 방문하며 글로벌 행보에 힘을 실었다. 성과도 있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서도 삼성전자는 연이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5%, 58.1% 증가한 매출 66조 원, 영업이익 12조 3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브랜드 ‘톱5’에 처음 이름을 올리면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안팎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삼성전자의 지속 성장 발판 마련 등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먼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 18조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보통주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SDS 0.01%, 삼성물산 2.88%, 삼성생명 20.76% 등을 보유했다.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이를 모두 물려받으려면 1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세금을 내야 한다.

사법 리스크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재판 절차가 시작됐고,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도 26일 재판을 재개한다. 시장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