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선물? 삼성-CJ 해묵은 앙금 해소되나

입력 2020-10-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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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CJ 이재현 회장家 조문
상속재산 싸고 선대들 소송전
3세 이재용-이재현 관계 좋아
조문 계기 화해무드 될지 관심
삼성그룹과 CJ그룹의 해묵은 앙금이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5일 향년 78세의 일기로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범삼성가 중에서는 가장 먼저 찾아 조문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고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과 생전에 경영권 승계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대립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이건희 회장은 후계구도를 두고 경쟁했던 장남 이맹희 전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1973년 이후 별다른 교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CJ의 갈등은 이맹희 전 명예회장이 상속재산 소송을 벌이면서 더 깊어졌다. 2012년 이맹희 전 명예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자신의 명의로 실명 전환해 독식하려 했다며 1조 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1, 2심에서 잇따라 완패한 이맹희 전 명예회장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승소로 끝났다.

승계와 상속 등을 놓고 이어진 오랜 갈등은 범삼성가의 경영권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으로 넘어가면서 화해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사촌 관계인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관계는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이재현 회장이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2018년에는 CJ그룹이 삼성 출신인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을 영입하며 두 그룹 간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개선됐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박근희 부회장의 영입 전 이재현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사전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이날 오후 3시40분경 빈소에 도착했다. 이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와 자녀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내외와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재현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했으며 약 1시간 30분 가량 빈소에 머물다가 돌아갔다. 이재현 회장은 고인을 기리며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으로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고 추도의 뜻을 밝혔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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