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고효율’ 에릭 탐슨 “내가 20번째가 아니라는 걸 보여줄게”

입력 2020-10-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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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탐슨. 사진제공|KBL

에릭 탐슨. 사진제공|KBL

인천 전자랜드 외국인선수 에릭 탐슨(25·201㎝)은 ‘저비용 고효율’의 대명사다. 올 시즌 그의 연봉(연봉+인센티브)은 22만 달러(약 2억5000만 원)다. 총 20명의 외국인선수들 중 제시 고반(서울 삼성·20만 달러), 자키넌 간트(울산 현대모비스·20만5000달러)에 이어 3번째로 낮은 금액이지만, 존재감만큼은 고액 연봉자 못지않다.

22만 달러에 최고의 리바운드 자원 얻은 전자랜드

높지 않은 연봉에서 드러나듯 당초 탐슨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단순한 공격 루트와 빼어나지 않은 슛 때문에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53)은 “공격 기술이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정말 열심히 뛰고 리바운드와 블록슛을 잘해주기 때문에 일찌감치 계약을 맺었다. 이 정도 금액에 탐슨 같은 허슬 플레이어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탐슨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6경기에 출전해 평균 20분6초를 뛰면서 12.3점·9.8리바운드(리그 3위)·1.5블록슛(3위)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20점씩 쏟아 부을 수 있는 득점기계는 아니지만, 전자랜드가 필요로 했던 수비와 리바운드에선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공격리바운드가 발군이다. 평균 9.8개의 리바운드 중 무려 4.7개가 공격리바운드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격리바운드를 잡는 선수가 바로 탐슨이다. 25일 고양 오리온과 원정경기에선 71-71로 팽팽히 맞선 종료 직전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골밑 득점에 성공하며 팀에 73-71 승리를 안겼다.

클러치에 강한 수비수, 비결은?

엄청난 운동능력과 리바운드 장악력을 자랑하는 탐슨은 뛰어난 상황 판단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18일 전주 KCC와 홈경기(68-66 승)에서 막판 송교창(KCC)의 슛을 차단했고, 종료 직전에는 이대헌의 패스를 받아 골밑 득점을 올렸다. 공격보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가 접전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 판단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탐슨은 “나는 상대, 상황에 대한 판단이 서면 그에 따르는 두려움 없이 플레이를 하는 편이다. 송교창이 공격을 시도할 때 동료들에게 1대1을 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 정도 자신감이 있는 선수라면 패스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내가 마크하는 선수(타일러 데이비스)를 버리고 송교창의 슛을 막았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5일 오리온전 결승 득점에 대해선 “접전 상황에서 슛을 던지면 대부분의 선수가 거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공격리바운드 잡기가 수월하다. 슛이 들어가지 않아도 쉽게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득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탐슨은 “시즌 개막 이전에 한 농구방송에서 20명의 외국인선수들 중 나를 20위로 평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팀도 언더독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에너지 넘치는 강한 팀이다. 팀 승리를 돕겠다. 상대의 모든 공격을 막아낸다는 생각으로 뛰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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