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로하스-KIA 최형우-롯데 손아섭(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 로하스-KIA 최형우-롯데 손아섭(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쟁이 시즌 막판까지도 치열하다.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과 포스트시즌 진출 5개 팀이 모두 가려졌지만, 2위 싸움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개인 타이틀로 눈길을 돌려도 불꽃 튀는 경쟁으로 주목받는 곳이 있다. 1리차로 타이틀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타격왕 부문이다.

26일까지 타격왕 등극이 유력한 선수는 3명이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30),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32), KIA 타이거즈 최형우(37)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야말로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로하스는 타율 0.353, 46홈런, 132타점, 113득점을 올렸다. 최근 몸살 증세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대타로 출전해서도 꾸준히 볼넷을 골라내며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로하스가 타격 순위표의 맨 윗자리를 그대로 지키면 KBO리그 데뷔 4년 만에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소속팀 KT에도 의미 있는 기록이다. KT가 배출하는 최초의 타격왕이 되기 때문이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손아섭은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모습을 올해 완전히 만회했다. 타율 0.352, 11홈런, 83타점, 96득점을 뽑았다. 1위 로하스와 격차는 불과 1리다. 단 한 경기 결과만으로도 얼마든지 선두 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로하스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손아섭에게는 역전 기회가 충분하다. 허문회 롯데 감독이 “팬들을 위해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잔여경기에서도 계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는 2016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타격왕에 도전한다. 타율 0.352, 27홈런, 112타점, 90득점으로 KIA 타선을 거의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다시 얻는 만큼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1983년생 최형우의 눈부신 활약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을 떠오르게 한다. 30대 중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전성기를 보내고 있어 후배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아직까지도 타격능력에서만큼은 리그 최정상급임이 분명하다.

기록만 놓고 보면 이들 3인 중 누가 타격왕에 등극해도 이상할 게 전혀 없는 시즌이다. 결국 올 시즌 144번째 경기에서 1위가 확정될 공산이 높다. 1리의 기록까지 챙겨야 하는 이 치열한 경쟁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