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남기고”…이건희 회장 수원 가족 선산에 영면

입력 2020-10-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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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회장.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 본 적 없다” - 김필규 전 회장 추도사

추모영상 등 1시간 비공개 영결식
이 부회장 등 유족·재계인사 참여
화성 반도체공장 들러 마지막 작별
한국 재계의 거목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비공개로 약 1시간가량 진행된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상근고문의 약력보고, 고인의 고교 동창 김필규 전 KPK 회장의 추억소개, 추모영상 상영,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김필규 전 KPK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오전 8시 50분께 이건희 회장과 유족, 친지 등을 태운 운구 행렬은 장례식장을 출발해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자택, 이태원동 승지원 등 생전 고인의 발자취가 담긴 곳을 돌며 장지로 향했다. 이 회장은 사재를 털어 만들 정도로 애정을 쏟은 화성·기흥사업장에서 임직원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수원 가족 선산에서 영면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승부사’였다. 1987년 그룹 회장에 오른 뒤 10조 원이 안됐던 삼성그룹 매출은 386조 원(2018년 기준)으로 39배 늘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TV, 휴대전화 등에서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이건희 시대’를 마감한 삼성은 이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새롭게 변화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부친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면서, 굵직한 투자를 단행하는 등 보폭을 넓혀왔다. 다만 천문학적 상속세 및 지배구조 개편, 사법리스크,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장 등 해결 과제도 많다.

한편, 이건희 회장이 영면에 들면서 한국경제의 격동기를 보낸 ‘1·2세대 회장님’들의 시대는 저물고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젊은 총수들의 시대가 열렸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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