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 2회에서 조은정(박하선 분)이 세레니티 조리원의 여왕벌이 된 사연이 공개된 가운데, 우아한 카리스마와 코믹함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박하선의 리얼한 연기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박하선은 미모, 육아 능력, 남편 내조까지 모든 게 완벽한 인플루언서이자 베테랑맘 ‘조은정’에 완벽히 동화된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쌍둥이에 셋째까지 자연주의 출산, 모유 수유 완모 2년, 독박육아 6년 차. 경험이 곧 권력인 산후세계에서 은정의 경험은 자연스럽게 그를 조리원의 여왕벌로 만들었고, 좋은 엄마가 되고픈 산모들은 은정을 둘러쌌다.
우아하고 고상하면서도 능청스럽고 어딘가 얄밉기도 하지만, 은정 역시 그저 육아에 헌신적인 엄마일 뿐이었다. 행복하고 편하게만 보였던 은정에게도 현진(엄지원 분)과 같은 수유의 고충이 있었고, 피나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한 사연이 드러났다. 은정에게 엄마라는 역할은 그런 의미였다.
전업맘, 워킹맘, 모성에 대한 상반된 이해관계로 은정과 기싸움을 펼치던 현진은 거듭 모유 수유에 실패하자 결국 은정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은정은 “다들 하하호호 웃고 있으니까 쉬워 보이냐. 매일 밤 안 우는 엄마가 있는 줄 아느냐. 다들 하루에 열두 번씩 매일 매일 운다. 그래서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고 도우면서 버티는 거다”라고 일침을 가하며 ‘쭈쭈 젖꼭지’를 제안, “육아는 템빨이에요. 울지만 말고 공부도 좀 하세요”라고 직언했다.
이날 현실과 풍자, 우아함과 능청스러움을 교묘하게 오가는 박하선의 실감 나는 표현력은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과 극적 재미를 높였다. 특히 상냥하게 미소를 짓다가도 엄마들의 불성실한 태도를 보면 바로 정색하고, 또 한편으로는 현진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박하선의 표정 연기가 시청자들의 공감과 탄성을 자아냈다.
결국 엄마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모두 같은 존재.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이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tvN ‘산후조리원’은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방송.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