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빌딩 숲 사이 ‘진짜 숲’ 걸으며 여유 만끽

입력 2020-11-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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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강남, 도심 속 숨어있는 힐링 산책길들

선릉, 숲과 빌딩 어우러진 전망 눈길
도산공원, 산책로+문화공간 조성
293m 우면산, 등산 초보자에게 딱
대로 양쪽을 빼곡히 채운 고층 빌딩들과 오피스타운, 유행의 최전선을 걷는 각종 매장들. 서초, 강남은 서울의 메트로폴리스(대도시)적 풍모가 가장 뚜렷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은 의외로 여유롭게 자연 힐링을 느낄 수 있는 공원과 녹지공간들도 알차다. 굳이 교외로 멀리 나갈 필요 없이 일상의 분주함 사이 잠시 짬을 내면, 도심에서 저물어가는 계절의 마지막을 여유로운 산책으로 만끽할 수 있다.

조선시대 중종의 왕릉이 있는 서울 정릉 능침 앞에서 바라본 정자각과 인근 선릉역 일대의 고층빌딩들. 우뚝 솟은 고층빌딩과 최신 유행의 다양한 매장들로 대표되는 서울 서초 강남 지역에는 지역 곳곳에 자연의 힐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원과 녹지들이 있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능과 능을 잇는 산책로, 선릉과 정릉
선릉과 정릉 두 기의 왕릉이 있는 묘역이다. 선릉은 성종과 정현왕후를 모신 능이고, 정릉은 성종과 정현왕후의 아들인 중종의 능이다.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정릉, 선릉 순으로 닿는다. 정현왕후 능으로 넘어가는 언덕길은 소나무 군락지다. 정현왕후 능에서 성종 능으로 가는 길에는 활엽수가 우거졌다. 성종 능은 시야가 탁 트여 빌딩 숲을 바라보는 전망이 좋다.

도산공원은 24시간 개방하며 야간에 조명을 켜두어 산책하기 좋다. 사진 중앙에 도산 선생 어록비가 보인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숲길과 쇼핑·문화공간의 공존, 도산공원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된 선생의 유해와 로스앤젤레스에 안장된 부인 이혜련 여사의 유해를 옮겨와 합장했다. 묘소를 중심으로 산책로를 둥글게 조성했다. 공원 정문 앞에는 ‘리버사이드길’이라 부르는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있다. 도산 선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서 독립운동한 것을 기념했다. 북카페 애슐린,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등 문화·쇼핑 공간이 있으며 입구에 도산대로의 랜드마크인 호림아트센터가 있다.

울창하게 우거진 다양한 수종의 숲 사이 산책길을 거닐며 저무는 가을을 만끽하는 시민들. 양재시민의숲 북측 구역 테니스장 인근 산책로에 단풍이 한창이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양재시민의숲과 양재천 숲길 산책로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양재 톨게이트 주변에 조성한 공원이다. 소나무, 느티나무, 당단풍, 칠엽수,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양재천숲길 산책로 중 강남대로인 영동1교와 논현로인 영동2교 사이의 700m 구간은 ‘연인의 거리’라고 부른다. 물소리 정원, 연인의 정원, 사랑의 정원, 고백의 정원 등으로 구간을 나눠 벽화, 조형물, 벤치 등을 조성했다.

반포대교 위에서 촬영한 세빛섬과 도심 전망. 일몰 감상하기 좋은 포인트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달빛무지개분수와 세빛섬, 반포한강공원
달빛무지개는 반포대교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분수다. 조명 200여 개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물줄기를 무지갯빛으로 물들인다. 지금은 코로나19 방역에 따라 중단한 상태다. 반포대교 옆 세빛섬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세계 최초로 물 위에 뜨는 부체 위에 건물을 짓는 플로팅 방식으로 건축했다. 반포 허밍웨이는 동작역부터 고속터미널역까지 반포천을 따라 걷는 500여m의 도보 길이다. ‘걸으면 콧노래가 나오는 쾌적한 길’이란 뜻이다. 양옆에 벚나무가 늘어서 가을에 단풍 터널을 이룬다. 반포한강공원과 연계해 걷기 좋다.

우면산 등산로 들머리 풍경. 들머리가 여러 곳인데 서초 약수터 쪽이 전철 남부터미널역에서 가깝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짧지만 진한 도심 산행, 우면산
우면산(293m)은 서울 서초구와 과천시 하동 경계에 있는 산이다. 소가 배를 깔고 앉아 조는 모양이라고 우면산(牛眠山)이라 불린다. 높지 않은 산이어서 산행 거리가 짧지만 평지 구간이 거의 없고, 정상인 소망탑까지 계속 오르막이다. 전망은 소망탑보다 전망대에서 보는 것이 더 멋지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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