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파 녹인 ‘삼진그룹’

입력 2020-11-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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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개봉만이 영화계를 살리는 길일까?’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최근 개봉 2주 만에 100 만 관객을 모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얼어붙은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새 영화 개봉만이 영화계를 살리는 길일까?’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최근 개봉 2주 만에 100 만 관객을 모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얼어붙은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회복세 보이는 극장가…‘새 영화 개봉만이 살 길’

개봉일 10월 평균관객 47% 회복
잇단 새 영화 개봉에 극장가 활기
“신규 작품 연속돼야 시장 살아나”
감염병 사태? 그래도 ‘붐 업 효과’가 있다. 결국 재미있는 신규 작품이 그 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극장 관객이 70%나 줄어든 가운데 관객 호평을 받은 개봉작이 그 빈 자리를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영화계는 ‘웰메이드’ 영화의 극장 개봉이 절실하다며 배급사와 각 극장의 더욱 적극적인 콘텐츠 수급을 주문했다.

개봉작 없는 시장은 줄어든다
영화 배급 전문가인 영화사 하하필름스의 이하영 대표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료를 토대로 지난 10년간 월 평균 관객수와 올해 각 달의 관객수를 비교 분석해 “개봉작에 대한 관객 기대치가 분명 존재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대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2월 중순 이후 3∼5월까지 극장 관객수는 최대 90%나 줄어들었다. 10년간 월 평균 3월 1135만2440명·4월 1119만1160명·5월 1672만1510여명에서 올해 3월 183만4000여명·4월 97만2572명·5월 152만6236명으로 각각 82∼90%나 줄어들며 영화계와 극장가의 위기감을 불렀다.

이 대표는 “이렇다 할 개봉작이 눈에 띄지 않았고 적지 않은 영화가 개봉을 미루거나 취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확산세가 잦아들고 6월 이후 신규 작품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수치는 다소 회복되는 듯했다. 실제로 ‘#살아있다’와 ‘반도’ 그리고 여름 시즌을 노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오케이마담’ 등이 선전했다. 10년 평균 7월 2153 만2459명·8월 2630만5390명이었던 관객수는 올해 7월 561만8677명·8월 883 만4602명으로 각각 28·32%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승리호’ 등 기대작이 개봉을 연기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심각한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9월에는 10년 평균 대비 19% 로 낮아졌다. 관객의 발길을 이끌 만한 화제작도, 기대작도 없었다.

잇단 개봉, 시장 키운다
이후 추석 연휴 시즌이었던 9월 말부터 10월까지 ‘담보’ ‘소리도 없이’ 등이 반등의 기회를 찾았다. 10년 평균 11월 1385만9490명의 32% 수준까지 끌어올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선전과 최근작 ‘도굴’ 등도 힘을 냈다. 이 대표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개봉 이후 “3주 동안 10년간 평균 대비 34% 수준까지 관객수도 늘어났다”면서 “이 영화의 개봉 당일인 10월22일에는 47%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이하영 대표는 “추석 이후 10월15일 ‘소리도 없이’, 그 일주일 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다시 2주 후 ‘도굴’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시장이 붐 업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에는 봄보다 가을 시장에 관객이 늘어났다. 개봉작이 그만큼 봄 시즌보다 많았기 때문이다”면서 “신규 작품이 연속 개봉해야 시장도 커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극장과 배급사의 수익 배분율을 재조정해 좀 더 많은 신규 작품을 극장에 내걸 수 있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한 토론회에서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의 권지원 대표는 “극장과 배급사의 수익 배분율을 조정해 자금이 순환하지 않고 재투자도 안 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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