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 개혁·복장 자율’…금융권에 부는 변화의 바람

입력 2020-11-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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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금융권에 호칭 개혁과 복장 자율 등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자율복 차림으로 근무하는 우리은행 본점 직원들. 사진제공|우리은행

하나금융, 직급 대신 닉네임 사용
“수평적 기업 문화 구축 첫 출발”
4대 시중은행 복장자율 도입 눈길
보수적 색채가 강한 금융권 조직문화에 호칭 개혁과 복장 자율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오픈뱅킹 등 무한경쟁 시대에서 기업문화 혁신 없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은 수평적 문화 확산을 위한 호칭 개혁을 실시한다. 최근 은행, 카드, 증권사 등 전 계열사에 영어 이름을 그룹 포털에 등록 후 사용하라고 공지했다. 일상에서 임직원 간 직급 대신 영어 닉네임 사용을 권고한 것이다. 하나금융의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들도 영어 닉네임을 정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이니셜인 JT,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글로컬(Glocal),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은 윌리엄(William)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 업권에서 영어이름을 부르거나 호칭 대신 ‘님’을 붙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4대 금융그룹에서는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하나금융 측은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전문가로 인정받는 수평적 기업문화를 지향하기 위해 첫 출발을 영어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4대 시중은행의 복장 자율화 도입도 눈에 띈다. 지난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올해 6월 우리은행, 11월 하나은행이 영업점 직원의 유니폼을 없애고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자율과 책임의 원칙에 기반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단순히 옷을 자유롭게 입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인 은행으로 탈바꿈하는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업무 환경부터 혁신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복장 자율화를 계기로 직원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더욱 세련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작점으로 삼자”고 당부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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