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수비! 박건우 짜릿 보살, 고정 선발 이유 증명

입력 2020-11-18 2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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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만루 NC 알테어의 외야 뜬공을 두산 우익수 박건우가 잡아 홈으로 송구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한국시리즈(KS) 1차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PS) 타율 0.125(24타수 3안타) 2볼넷 4삼진. 박건우(30·두산 베어스)는 올 가을, 콘택트 자체를 어려워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늘 선발 라인업에 박건우의 이름을 올렸다.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수비 능력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 박건우는 짜릿한 보살로 믿음에 부응했다. 역시 단기전은 수비부터다.

박건우는 18일 고척 NC 다이노스와 KS 2차전에 9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전날(17일) 1차전에서 리드오프로 출장했으나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최하위 타순으로 강등당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박건우가 1번타자로 가는 게 이상적이지만 여의치 않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건우는 이날 0-0으로 맞선 1사 1·2루에서 내야안타성 타구를 친 뒤 전력질주로 상대 실책을 유도해 선취점을 끌어냈다. 하지만 3-1로 앞선 4회초 1사 1루에서 유격수 병살타에 그쳤다.

타석에서의 아쉬움은 수비에서 달랬다.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은 3-1로 앞선 4회말 안타와 4사구 2개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애런 알테어는 우익수 쪽 깊은 뜬공을 때렸다. 보통의 경우 우익수는 홈 승부를 포기하고 2루주자의 태그업을 막기 위해 3루로 송구한다. 하지만 박건우는 과감히 홈으로 공을 뿌렸고, 송구는 양의지보다 빨랐다. NC 벤치에서 비디오판독까지 시도했지만 원심을 뒤집지 못했다. 박건우는 물론 마운드의 플렉센마저 껑충 뛰며 환호했다. 플렉센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1점차 추격의 점수를 내줬다면 두산으로서는 쫓길 수밖에 없었다. 천금 같은 보살이다.

박건우는 정규시즌 보살 7개를 기록하는 등 강견을 자랑한 바 있다. 물론 박건우의 어깨가 아무리 강해도 양의지 입장에서는 당연히 스타트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건우의 어깨는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었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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