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이제는 당당한 주연으로 손색이 없다.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공민현(30)이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 달성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냈다.
공민현은 2020시즌을 앞두고 성남 FC에서 제주로 이적했다. 남기일 감독이 성남 재임 시절에 이어 제주에서도 공민현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공격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카드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공격 포인트(33경기 출전 2골 2도움)는 많지 않았지만 강력한 전방 압박과 치명적인 공간 침투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냈다.
K리그2 무대에 강하다는 점도 주목했다. 2013년 부천FC 1995에서 프로 데뷔한 이후 2018년까지 K리그2 무대에서 총 173경기에 출전해 32골 9도움을 기록했다. 연계 플레이가 능해 2선과 측면에서 파트너 역할도 잘 소화했지만 찬스가 온다면 혼자서도 해결이 가능한 수준급 피니셔였다.
이러한 공민현의 장점은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더욱 두드러졌다. 5월 23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맞대결에서 비록 2-3으로 패했지만 공민현은 전반 18분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선제골이자 제주 데뷔골을 뽑아냈고, 후반 10분에는 마치 물을 흐르듯 흘려준 감각적인 킬패스로 상대 수비수 2명을 무력화시키며 주민규의 추가골을 도왔다.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의 부상 공백이 생기면 해결사 역할까지 도맡으며 적극적으로 공격포인트를 생산해냈다. 8월 23일 안산 그리너스전(3-1 승)이 대표적이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공민현은 왼쪽 측면 수비수 정우재의 결정적 크로스 2개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절정의 클러치 능력을 뽐냈다.
올 시즌 23경기 출전에 9골 3도움. 팀내 최다 공격포인트(K리그2 전체 5위)이자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K리그2 우승의 초석을 다지는 맹활약이었다. 하나원큐 K리그2 대상 시상식 2020 미드필더 부문 후보에도 팀 동료인 이창민, 김영욱, 이동률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저평가 우량주에서 당당한 주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기일 감독은 "나는 공민현이라는 선수를 고평가하고 있다. 내겐 특별한 선수다. 중요한 순간에 언제든 나타나서 자기몫을 하고 팀에 여러 가지 큰 도움을 주는 선수다. 공민현이 들어가면 뭔가 일어날 것같은 예감이 든다. (K리그2 대상 시상식에서) 충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공민현은 "남기일 감독님이 많은 신뢰를 보내줬다. 무엇보다 저를 잘 알기에 더 좋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었다. 동료들의 믿음도 변함이 없었다. 그 결과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최대한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제주의 1부리그 승격에 기여하는 게 올 시즌 목표였다. 그 목표를 달성해서 정말 기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