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DB와 부산 KT의 경기에서 DB 허웅(왼쪽)과 KT 허훈. 사진제공|KBL
KT는 1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DB와의 원정경기에서 24점을 기록한 브랜든 브라운과 13점·8어시스트를 올린 허훈을 앞세워 88-81로 승리했다. KT(7승9패)는 4연승을 기록하며 서울 삼성과 공동 7위로 점프했다. DB(4승11패)로 최하위로 2주간의 휴식기를 맞았다.
이날 경기는 허웅-허훈 형제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형제가 같은 코트 위에서 맞대결을 펼친 것은 201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시즌 1라운드 DB-KT전에서는 허훈이 허리 부상으로 결장해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전까지 형제 맞대결은 허웅이 조금 더 나은 활약을 기록했지만 팀은 1승씩을 나눠가져 무승부였다.
둘의 본격적인 대결은 3쿼터에 이뤄졌다. 허웅(8점·2어시스트)은 2쿼터까지 10분만 뛰었다. 체력안배 차원이었다. 그 바람에 코트 위에서 둘이 마주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 않았다. 3쿼터 들어 둘은 제대로 격돌했다. 서로를 매치-업 하면서 공수에 걸쳐 대결을 펼쳤다. 본격적인 형제 대결이 의식됐을까. 7분여 동안 코트에 함께 섰지만 허웅은 6개의 필드골을 시도해 3점슛만 1개를 성공시켰다. 허훈도 3점슛 1개로 맞불을 놓았지만 2개의 실책을 기록하는 등 주춤거렸다.
승부처가 된 4쿼터 허훈이 본격적으로 힘을 냈다. KT가 78-69로 앞선 상황에서 1대1 돌파에 이은 2점슛을 성공시킨 이후 수비에서 볼을 가로채 속공으로 연결하며 팀이 82-69, 13점차까지 달아나는데 앞장섰다. 4쿼터를 벤치에서 시작한 허웅은 2분여가 흐른 뒤 코트를 밟았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1분여 만에 교체 아웃됐다. 형이 없는 코트에서 허훈은 팀을 잘 지휘했다. 득점보다는 패스와 경기조율로 승리를 지켰다. 경기종료 1분51초전 85-81, 4점차로 쫓긴 상황에서 허훈은 김종범(5점)의 3점슛을 이끌어냈다. 브라운이 개인 파울 5개로 물러난 상황에서 위기를 맞은 KT를 구한 결정적인 패스였다.
원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