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구성부터 패키지, 커트러리까지 국제선 기내식과 똑같이 만든 진에어의 HMR(가정간편식) ‘지니키친 더리얼’은 항공사와 기내식공급업체가 공동기획했다.
‘위드 코로나’ 생존 아이디어 상품 내놓는 여행업계
진에어, 기내식 콘셉트 HMR 출시
무착륙 ‘관광비행’, 국제선도 허용
국내 호텔들, 스위트룸 패키지 선봬
‘좀비 여행사’ 연말 구조조정 등 우려
얼마 전만 해도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며 그 이후를 대비하는 ‘애프터 코로나’가 화두였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 곳곳에서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백신이 나와도 코로나19 종식까지는 긴 인내가 필요하다는 상황을 절감하고 있다. “강한 자가 버티는 것이 아니라, 버틴 자가 강자”라는 말처럼 여행관광업계는 요즘 ‘위드 코로나’ 시대를 견디는 아이디어를 짜내는데 전력하고 있다.진에어, 기내식 콘셉트 HMR 출시
무착륙 ‘관광비행’, 국제선도 허용
국내 호텔들, 스위트룸 패키지 선봬
‘좀비 여행사’ 연말 구조조정 등 우려
기내식 HMR과 관광비행
진에어는 최근 기내식 콘셉트의 HMR(가정간편식) ‘지니키친 더리얼’을 내놓았다. 메뉴 구성부터 패키지와 커트러리 등이 국제선 항공여행에서 접하는 기내식 그대로다. 진에어와 항공기내서비스 기업 이노플라이가 공동기획했다. 기내식과 HMR 제조공정이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했는데, 항공사와 기내식기업의 힘든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아이디어 상품이다.요즘 화제인 관광비행도 ‘위드 코로나’ 시대의 아이디어 상품이다. 목적지 없이 비행하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 상품은 그동안 국내선만 운영했으나 최근 정부가 국제선도 허용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국제선 관광비행은 일반여행과 동일한 면세혜택을 적용해 기내면세품 판매에 대한 항공사의 기대가 남다르다.
연말 스위트룸 패키지와 7시간 룸파티
국내호텔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콧대 높은 마케팅 전략을 대거 바꾸었다. 호텔 레스토랑들이 테이크 아웃 상품을 내놓고, 홈쇼핑 채널이나 라방(SNS 라이브 생방송)을 통한 세일즈도 등장했다. 요즘은 연말 대목에 맞춰 호텔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고급 스위트룸 패키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위트룸 숙박에 레스토랑 상품권이나 시그니처 굿즈 제공 등의 특전을 추가하는가 하면, 일주일 이상 장기투숙을 내세우는 패키지도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반영해 스위트룸을 파티공간으로 내세우는 상품도 있다. 이밖에 올해 유행이었던 일반 객실 반나절 이용과 프라이빗 파티 테마를 결합한 혼종도 나오고 있다. 아픈 현실의 신조어, 좀비 여행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등록여행업체는 2만 1540개로 2분기보다 131개 감소했다. 얼핏 ‘선방’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라이선스 유지나 고용유지지원금을 위해 폐업신고만 하지 않은 업체가 대다수다. 이런 기업들을 두고 업계에서는 ‘좀비 여행사’라는 자조적인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나마 ‘좀비’ 상태로라도 버틸 수 있게 했던 고용유지지원금도 많은 기업들이 12월이나 1월에 만료된다. 새로운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연말을 기점으로 대규모 구조조정과 도산기업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긴급 지원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좀 회의적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문체부가 애쓰는 건 알지만 백신이 나와도 해외여행은 내년 하반기나 가능하다는데, 당장 한두 달이 아닌 그때까지 버틸 지원이 절실하다”며 “자칫 여행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