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옥에서 완주한 720+13G, 모두에게 박수를!

입력 2020-11-2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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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KBO리그는 경기일정 단축 없이 포스트시즌까지 모두 무사히 마쳤다. KBO는 기민하게 대처하고, 구단과 선수들은 적극 호응하고, 팬들은 방역수칙을 잘 따라준 합작품이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시작조차 힘들 것 같다고 여겨졌지만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축소 없이 완주해냈기에 의미는 더욱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정규시즌 팀당 144경기와 포스트시즌(PS) 13경기를 소화한 KBO리그의 39번째 시즌이 남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다.

KBO리그는 24일 고척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6차전에서 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를 4-2로 꺾으면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NC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이를 지켜본 관중은 1670명.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정원의 10%만 입장이 가능했다. 일각에선 1670명의 관객을 두고 매진의 구색이 맞지 않다고 하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코로나19가 갈수록 퍼져가는 상황에서도 가을축제를 지켜보기 위해 찾아준 팬들의 고마운 발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시점부터 국내에도 코로나19가 점차 확산됐다. 이 때문에 일부 팀들은 해외 캠프를 연장하는 등 귀국을 미루기도 했다. 시즌 개막 여부조차 불투명했고, 144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회의론도 커졌다. 하지만 KBO 입장에선 이미 중계 및 스폰서십 계약을 마무리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조정하기 어려웠다. 결국 5월 5일 무관중으로 지각 개막했다. 총 720경기 중 팬과 함께 소화한 것은 143경기(19.9%)뿐이다.

야구장 직관의 빗장은 7월 26일 풀렸지만, 8월 23일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문이 닫혔다. 팬들은 정규시즌 종료 직전인 10월 13일에야 야구장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PS에서도 전체 정원의 50%까지 입장이 가능했지만,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거리두기 단계 상향조정에 따라 다시 30%, 10%로 관중입장이 축소됐다.

하지만 철저한 방역 덕분에 야구장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진 않았다. 개막을 앞두고 가장 우려됐던 점도 선수단, 그리고 팬들이 야구장에서 감염되는 것이었다. 재활군 선수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이슈 없이 모든 시즌을 마무리했다. 육성응원 없는 야구장은 앙꼬 없는 찐빵처럼 여겨졌지만, 팬들은 KBO의 엄격한 방역수칙을 잘 따랐다. 팬들의 노력 없이는 결코 이룩할 수 없는 성과였다.

KBO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KS 종료 직후 KBO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PS 총 예상수입은 약 38억 원. 이 중 운영비인 16억8000만 원을 제외한 21억 원 가량이 PS 진출팀에게 돌아간다. 통합우승팀 NC 다이노스는 12억7000만원을 받는다. 전년도에 비하면 절반 넘게 줄어든 금액이지만, 이만한 배당금이라도 챙길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방역 준수를 위해 오히려 예년보다 더 많은 안전요원을 투입하는 등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었지만, KBO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며 PS 운영비도 절반 넘게 줄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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