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한국가수 첫 그래미 상 후보

입력 2020-11-2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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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이 아메리칸 뮤직어워즈와 빌보드 뮤직어워즈에 이어 미국의 3대 음악상으로 불리는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가 되어 수상을 노린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베스트 팝 그룹 퍼포먼스 후보…가가·비버와 경쟁
보수적인 그래미의 선택…美 3대 음악상 석권 기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드디어 미국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 입성하며 또 한 번 세계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발표했다. 이 부문에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로 오른 것은 처음이다. 또 클래식과 기술 분야에서 한국인이 후보가 되거나 수상한 적은 있지만, 한국 대중음악 가수가 노미네이트되는 기록도 썼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올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각각 3년과 4년 연속 수상한 바 있다. 내년 1월31일 시상식을 여는 그래미 어워즈에도 이름을 올림으로써 앞선 두 상과 함께 미국 3대 음악상에서 모두 후보가 되는 기록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래미는 미국 주류 음악계의 가장 견고한 아성으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팬 투표로 시상하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나 빌보드 차트에 기반한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달리 음악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후보 및 수상자(작)를 선정하는 그래미 어워즈는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비백인·비영어권 음악에 배타적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날 미국 빌보드가 “케이팝 그룹이 글로벌 팝 무대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루며 그래미가 마침내 주요한 문화적 변화를 인식하게 됐다”고 보도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AP·로이터 통신도 “케이팝 센세이션을 일으킨 방탄소년단이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그래미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USA투데이는 “현재 이들보다 더 큰 성과를 이룬 그룹이 없는데도 1개 부문에만 후보로 올랐다. 미국 주류 음악계도 케이팝의 엄청난 존재감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LA타임스도 “케이팝 회의론자조차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투어 매진, 스트리밍과 주류 라디오 방송횟수, 경이로운 앨범 판매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이번 후보로만 팬들을 만족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방탄소년단이 내년 1월에는 그동안 오랜 꿈이자 목표로 밝혀왔던 “단독 무대”를 펼칠 수 있을지, 또 음악적 위상을 인정받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그랜드슬램’을 달성할지 기대를 모은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신기하고 감격스럽다”면서 “수상 욕심도 생기고 기대된다. 노미네이트 기회를 주신 아미(팬)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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