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이 말하는 ‘수학자’ 강을준 감독의 ‘수학농구’는?

입력 2020-12-0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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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 강을준 감독. 스포츠동아DB

고양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55)은 팬들로부터 ‘성리학자’라는 별침으로 불렸다. 창원 LG 사령탑 시절 작전타임 때 “승리할 때 영웅이 나타나”라고 한 말이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인해 “성리(승리) 할 때 영웅이 나타나”로 들리면서 비롯된 수식어다.

오리온 감독 부임 후 강 감독은 성리학자에서 수학자로 바뀌었다. 경기, 훈련, 언론과의 인터뷰 때마다 그는 “농구는 수학이다. 수학 문제를 풀어가듯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농구 팬들은 “강 감독이 문과(성리학)에서 이과(수학)로 전과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딱딱한 기존의 프로농구 감독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만큼 농구 팬들에게 강 감독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다.

오리온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평소 강 감독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오리온의 간판 가드 이대성(30)은 “(강을준)감독님이 원래 성리학자셨는데, 지금은 수학자로 전공을 바꾸셨다. 특히 가드들에게 수학적인 농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고양 오리온 이대성(오른쪽)은 강을준 감독이 강조하는 ‘수학 농구’의 핵심이다. 더하기(득점), 빼기(패스), 나누기 등을 주문받고 있다. 완벽한 이해도를 보이는 이대성에 대한 강 감독의 신뢰도가 높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강 감독이 강조하는 ‘수학적인 농구’의 원리는 더하기, 빼기, 나누기다. 이대성은 “더하기는 득점이다. 빼기는 패스, 수비를 몰아놓고 동료들의 득점 찬스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어린 시절 수학을 잘 못했지만 다행스럽게 더하기, 빼기, 나누기는 기억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처음에는 감독님이 ‘너는 더하기(득점) 밖에 할줄 모른다’며 많이 혼냈다. 지금도 감독님께 많이 혼난다. 늘 더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빼기, 나누기를 적절하게 잘해야 한다고 강조 하신다”고 덧붙였다.

이대성은 점점 ‘수학자’ 강 감독의 수학농구에 젖어들고 있다. 그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17경기에서 평균 16.5점·5.2리바운드·6.1어시스트로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 일정이지만, 6.1어시스트는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A매치 휴식기 이후 2경기에서는 어시스트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3일 울산 현대모비스전(72-67·승)에서는 9개, 6일 서울 SK 전(96-78·승)에서는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강 감독도 자신의 수학 농구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는 이대성이 기특하기만 하다. 강 감독은 “아직 더 나아져야 할 부분이 있지만, (이)대성이는 대화가 되는 선수다. 농구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늘 활기차다. 아직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처음에 비해서는 정말 좋아지지 않았느냐”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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