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1000회 금자탑 쌓는 ‘TV 동물농장’ …‘반려동물’ 용어 정착의 일등공신

입력 2020-12-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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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첫선을 보인 SBS ‘TV 동물농장’이 1000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프로그램의 터줏대감 신동엽(맨 왼쪽)은 “동물농장은 한 시간 안에 교훈과 감동을 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SBS

강아지 공장·유기동물 실태 고발
심층적 주제로 동물권 인식 확대
신동엽 “인성교육+재미 다 잡아”
반려동물 TV 프로그램의 원조 ‘TV 동물농장’이 20일 1000회 금자탑을 쌓는다. 2001년 5월 1일에 첫 방송을 시작한 ‘TV 동물농장’은 20년 간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30분에 시청자들과 만남을 이어왔다.

‘TV 동물농장’은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 벗어나 동물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통해 ‘동물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선순환 관계를 지향한다. 애완동물이라는 용어를 넘어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를 정착시킨 것도 동물농장이다.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 중 가장 앞서가고, 가장 심층적으로 주제를 다룬 것도 ‘TV 동물농장’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 프로그램은 동물의 아기자기하고 아름답게 뛰어노는 장면만을 전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강아지 공장과 투견 실태 고발, 쇼 동물의 허상, 모피의 불편한 진실 등을 다뤄 주목을 받았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유기동물의 현실을 고발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주인에게 버려진 충격으로 식음을 전폐해 아사 직전까지 간 고양이 준팔이 에피소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에피소드를 기점으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는 등 국내에서 아직 생소했던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도 했다.

‘TV 동물농장’의 위상은 다름 아닌 프로그램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8일 TV 동물농장 정규 방송 도중 방송이 중단되고 미국 대통령선거 관련 속보가 나가자 시청자 게시판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쇄도했다. ‘동물농장 시청자들은 속보 관심 없다’, ‘황당한 정규방송 중단’, ‘미국 대선 연설보다 동물농장을 더 보고 싶은데 뭐 하는 거죠’, ‘뻔한 얘기가 속보’, ‘화가 나네요’ 등 강하게 항의했다. 시청자들에게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였던 미국 대선보다 ‘TV 동물농장’이 더 소중한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방송 20주년을 맞은 ‘TV 동물농장’은 파일럿으로 ‘어바웃펫-어쩌다 마주친 그 개’를 편성했다. 유기·학대·장기 미입양 동물 등을 다룰 예정이다.

‘TV 동물농장’의 터줏대감 신동엽은 방송 1000회를 맞아 “상투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동물농장만큼은 모든 연령,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가정교육을 시키시겠지만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동물농장만큼 좋은 가정교육,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본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으니 최고”라고 말했다.

김호승 객원기자 inewsma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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