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골무원’ 역할마친 주니오

입력 2020-12-20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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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주니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골무원’이라는 수식어 그대로였다. 울산 현대 스트라이커 주니오(34·브라질)가 아시아 무대에서도 최고의 득점 옵션임을 증명했다.


울산은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주니오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골무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27경기에 출전해 26골을 넣었다. 출전할 때마다 꼬박꼬박 골을 신고하자 축구팬들은 ‘골’과 ‘공무원’을 합성한 ‘골무원’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날 결승에서도 주니오의 공무원 같은 골 감각은 어김없이 빛났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출전한 그는 0-1로 끌려가던 전반 추가시간 윤빛가람(30)이 얻어낸 페널티킥(PK) 상황에서 키커로 나섰다. 주니오의 킥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침착하게 다시 밀어 넣으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후반 10분에는 주니오가 슈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나온 상대의 핸드볼 파울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PK로 선언됐다. 그는 다시 키커로 나서 골을 터트리며 2-1 역전을 만들었다.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뽑은 주니오는 이번 대회 9경기에서 7골·1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무대에서도 ‘골무원’다운 활약으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와 동시에 압데라자크 함달라흐(알나스르)와 함께 대회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후반 38분 비욘존슨과 교체되면서 역할을 마친 주니오는 벤치에 앉아 초조하게 남은 경기를 지켜봤다. 울산의 우승을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냈다. 올 시즌 K리그1(1부)과 FA컵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문 울산과 주니오의 한은 이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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