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상금왕에 오른 고진영(25)에게 필요한 대회는 4개뿐이었다. 고진영이 4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상금왕에 올랐다.
고진영은 2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 6천55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20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로써 고진영은 우승 상금 110만 달러(약 12억 원)를 받아 2년 연속 LPGA 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이는 18개 대회 중 단 4개 대회에만 나서고 거둔 성과.
고진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11월이 돼서야 이번 시즌 첫 출전했고 첫 대회인 펠리컨 챔피언십 공동 3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진영은 이달 초 VOA 클래식에서 단독 5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고, 지난주 US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올라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이후 고진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단숨에 상금왕에 올랐다. 마지막 2개 대회 우승 상금 규모가 100만 달러, 110만 달러로 컸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고진영은 대회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사실 최종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쟁을 펼친 김세영에 대해 "한국에서도 여러 번 같이 경기했고,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하며 "그래도 이겨야 했는데 (김)세영 언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고진영은 "내가 오늘 세영 언니보다 조금 잘했지만, 세영 언니도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며 마지막까지 경쟁한 김세영에게 위로를 건넸다.
우승 상금에 대해서는 "사실 텍사스주에 집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현재 미국 은행 통장 잔고가 얼마 없다"며 "집을 사는 데 보태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고진영은 10번 홀까지 김세영과 13언더파 공동 1위로 맞섰으나 11번 홀에서 파 세이브를 성공시키며 단독 1위에 올라섰다.
기세가 오른 고진영은 12번 홀부터 14번 홀까지 3연속 버디로 타수를 벌였고, 15번 홀 이후 두 선수의 격차는 4타 차로 벌어졌다.
이후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버디를 성공시키며 5타 차 완승을 마무리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