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4년 만의 첫 덩크슛’ 나이를 잊은 김영환

입력 2020-12-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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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 김영환(36·196㎝)은 최근 보는 이들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20일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3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경기(87-83 승) 종료 직전이었다. 단독 득점 찬스를 맞은 그는 평소보다 강하게 스텝을 밟았다. 도약에 필요한 힘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투핸드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2007~2008시즌 데뷔 이후 554경기 만에 나온 개인 첫 덩크슛이었다. 그 순간 KT 선수들은 물론 농구팬들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젊을 때 덩크슛을 즐겨하던 선수들이라도 30대에 접어들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김영환은 우리 나이로 37세에 프로 첫 덩크슛을 꽂았다. 그는 “덩크슛을 한 이후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 다친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더라”며 웃었다.

최근 3시즌 동안 경기당 26~28분 정도 출전했던 김영환은 올 시즌 평균 32분57초를 뛰면서 12.6점·3.5리바운드·2.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기록(평균 26분37초 출전·9.1점·3.3리바운드·2.0어시스트)과 비교할 때 모든 수치가 상승했다. 2점슛 성공률 54.5%, 3점슛 성공률 38.3%로 확률 면에서도 매우 준수한 편이다. 누군가는 은퇴의 기로에 서있을 나이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꾸준한 몸 관리가 첫 번째 비결이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직후 발목 뼛조각 제거수술을 했다. 수술 후 재활을 하고 나니 통증이 없더라. 이전에는 뼛조각 때문에 발목이 일정 각도에 도달하면 통증이 생겨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도 불편함이 있었다. 수술 후에는 전혀 제약이 없었다. 그래서 여름 동안 몸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해 가야고 시절 무릎을 크게 다치면서 대학 및 프로생활 초반까지도 통증에 시달렸던 김영환은 건강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신인 시절 병원에서 ‘농구를 그만둬야 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국내 병원에선 수술이 어렵다고 해서 당시 KTF(현 KT) 추일승 감독님의 배려로 독일에서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점점 통증이 줄더라. 통증 없이 농구하는 것이 색다른 기분이었다. 그 때 내가 사랑하는 농구를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 다짐대로 김영환은 건강한 몸으로 좋아하는 농구를 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 선배들에게서 ‘나이가 들면 시야가 넓어지고 농구를 알게 되는데 몸이 안 따라준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 말대로 구력이 쌓이면서 농구를 보는 눈이 생기더라. 거기에 지금의 나는 몸이 최근 몇 년 중 가장 좋다. 농구가 정말 재밌다. 덩크슛을 한 것도 몸이 너무 좋기 때문이었다. 후배들과 함께 정말 즐겁게 농구하고 있다. 덩크슛? 올 시즌에 찬스가 나면 한 번쯤은 더 해보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영환의 시계는 거꾸로 돌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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