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딥플로우 해명 “릴보이 발언보다 과장+왜곡”

입력 2020-12-22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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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딥플로우 해명 “릴보이 발언보다 과장+왜곡”

VMC의 수장 래퍼 딥플로우가 릴보이 왕따 가해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딥플로우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날까지 녹음실에서 같이 놀던 형, 프로듀서, 협업 회사 임직원이 다음날에 저를 디스하는 뮤비를 올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커뮤니티 글을 캡처해 공개했다. 그러면서 해당 글이 릴보이가 방송에서 전달한 메시지를 확대해석되게끔 편집됐다고 해명했다. 이로 인해 자신과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SNS 계정이 테러 당하고 준비 중이던 중요 프로젝트들이 전면 중단됐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딥플로우는 릴보이 왕따 가해 의혹에 대해 “래퍼를 떠나 사람으로서 견딜 수 없는 최악의 오명”이라며 “릴보이의 발언보다 훨씬 과장되고 왜곡돼 편집됐으며 이로 인해 추측성 비난들이 파생됐다”고 토로했다.



먼저 그는 2012년 릴보이의 요청으로 믹스테이프 피처링에 참여한 후 사적으로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상주하고 있던 VMC 작업실에 릴보이와 와서 같이 작업한 적도, 놀거나 녹음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디스곡 ‘잘 어울려’에 대해서는 “디스 내용이 포함된 건 분명하지만, 곡 정체성의 일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릴보이가 소속된 긱스과 작업하고 친분이 있던 VMC 멤버 A씨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에게 디스를 동조하는 감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릴보이가 SNS에서 자신을 지목한 건지 아닌지도 의아했지만, 소식을 접한 후로는 내내 죄책감이 들었고, 최근 릴보이에게 연락해 사과와 더불어 그간의 오해를 풀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딥플로우는 과거 릴보이와 친분이 있었던 또 다른 멤버 B씨 역시 ‘잘 어울려’ 발표 당시 개인 작업실이 없었으며 릴보이가 작업실에 방문한 것은 훨씬 이전이었다고 말했다. B씨 또한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

그는 “대부분의 ‘잘 어울려’ 뮤비 출연자들은 그저 딥플로우의 뮤직비디오에 함께 하려 했던 것이지, 누군가를 향한 디스 가사에 동조해서가 아니다”라며 “왕따 가해자처럼 악의적으로 편집된 넉살이나 VMC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릴보이(긱스)씨와 아무런 친분이 없다. 제목에 있는 '디스곡 올린 협업 회사 임직원'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말인지도 모른다”고 해명했다.

딥플로우는 “당사들끼리 얽힌 이해관계를 미리 신중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을 오히려 무척 경솔했다고 생각한다. 디스는 리스크와 책임을 안고 하는 것인데, 촬영날 기꺼이 도와주신 분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되레 피해를 끼친 것이 너무나 죄송하며 후회스럽다”면서 “만약 이 사건에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 비난은 오로지 나에게만 향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호소했다.


그는 짜깁기된 뮤직비디오로 인해 넉살도 오해를 받고 있다며 악의적인 편집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비난과 비판 둘 다 좋지만 이번 일의 부작용이 이렇게 선 넘는 사람들도 무분별하게 많아졌다. 우리 소속 아티스트들에게까지 그 불똥이 엄하게 튀는 상황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딥플로우는 장문의 해명을 마치며 “랩 게임에서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다. 다만 나는 예전보다 타인의 상처를 마음 깊숙이 통감하고 반성하는 사람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제 진심이 그분들에게 부디 온전하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딥플로우 해명 전문
‘전날까지 녹음실에서 같이 놀던 형, 프로듀서, 협업 회사 임직원이 다음날에 저를 디스하는 뮤비를 올렸습니다.’

지난 17일 새벽 모 인기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된 글의 제목입니다. 작성자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이 글은 릴보이 씨가 SNS와 방송에서 전달했던 메시지를 확대해석 되게끔 편집되어 만들어졌고 지난 며칠간 국내 각종 커뮤니티와 SNS 등으로 급속하게 퍼졌으며, 저와 소속 아티스트들은 실검에 오르고 언론 매체에 기사가 도배됐습니다. 한마디로 좌표가 찍혔습니다. '친하던 동생 왕따 시킨 래퍼들'.

저와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이 SNS계정 테러뿐 아니라 그 여파로, 연말과 연초 발표를 앞둔 몇 개의 중요 프로젝트들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 어리석게도, 이 일련의 이슈들이 힙합과 랩 게임의 이해 바탕 안에서 논의되고 비판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년간 제가 A라는 문제에 대해 말하면 B가 불거지고 B에 대해 말하면 C를 해명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이었고 꽤나 무기력한 감정에 매몰된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저 더 이상의 불씨를 지피고 싶지 않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 일은 힙합과 랩 게임에 이해 바탕이 없는 일반 대중들에게 '사건'으로 노출되어 버렸고, 그것은 이제 더 이상 래퍼로서의 문법은 서로에게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상업적인 노선 변절, 디스 자체의 당위성 유무 등 여러 가지 관점으로 뒤얽힌 수많은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고, 피해갈 수 없는 사실도 분명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디스와 랩 게임의 연장선이라면 저는 이미 패배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딥플로우와 넉살 등 친했던 형들이 단체로 디스하며 뒤통수 때린 왕따 가해자' 최소한 이 프레임은 새로 고침 되어야 합니다. 이건 힙합과 랩 게임을 한참 벗어난 경우입니다. 래퍼를 떠나 사람으로서 견딜 수 없는 최악의 오명입니다.

지금부터 이 사실 확인은, 릴보이 씨가 직접 한 발언과 달리, 훨씬 과장되고 왜곡되어 뇌피셜로 편집된 글들과, 거기에서 파생된 추측성 비난들을 중심으로 적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노선이나 발라드 랩, 디스곡의 당위성과는 상관없는, 그저 문제의 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해명입니다.

* '잘 어울려'는 2015년 2월에 공개됐습니다. 올해 초까지 5년간 조회 수 8만이었습니다. 지금은 30만이네요.

* 저는 2012년 릴보이 씨의 부탁으로 믹스테이프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유선상으로 작업된 파일을 주고받은 것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적으로 연락하고 만난 적이 없습니다.

* 그렇기에 제가 늘 상주하고 있던 VMC 작업실에 릴보이 씨가 와서 같이 작업하고, 놀고 녹음한 적은 없습니다.

* 당시 VMC의 거의 모든 뮤직비디오들은 크루 멤버들이 가능한 다 함께 출연했습니다. 고가의 세트장과 미술장치보다, 주로 길거리에서 멤버들의 머릿수로 영상 그림을 커버했기 때문입니다. 촬영날은 그냥 무조건 다 모이는 게 일상다반사였습니다.

* '잘 어울려'라는 후렴을 제외하면 총 40마디의 가사로 이루어진 곡이며, 문제가 되는 디스라인은 단 두 마디로, 총 여섯 팀의 이름을 나열합니다.

* 디스 내용이 포함된 건 분명하지만, 곡 정체성의 일부분이었고, 더구나 현재처럼 '긱스의 디스곡'만으로 포커싱 되어서 모든 관계 설명을 해야 한다면 다소 작위적인 면이 있습니다.

* 뮤비 출연자 중 과거 긱스와 작업하고 친분이 있었던 VMC 멤버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확인 한 바로는, 이미 당시에 둘은 각별히 지내며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물론 이건 분명히 각자에게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그걸 떠나 당시 이 친구는 잘 어울려를 미처 '긱스 디스곡'으로 포커싱 두지 않은 채 출연했을 뿐, 당연히 디스를 동조하는 감정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릴보이 씨가 SNS에서 자신을 지목한 건지 아닌지도 의아했지만, 소식을 접한 후로는 내내 죄책감이 들었고, 최근 릴보이 씨에게 연락해 사과와 더불어 그간의 오해를 풀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전날까지 녹음실에서 같이 놀던 프로듀서' 부분은 사실이 아닙니다. 하루 전이든 일 년 전이든 릴보이 씨가 입은 개인적인 상처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저 악의성 글 제목에 '전날까지'라고 강조된 표현이 더 큰 오해 확산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봅니다.

* 과거 친분이 있었던 또 한 명의 멤버가 있습니다. 이 사실은 저도 어제야 확인했습니다만, 본인은 '잘 어울려' 발표 당시에는 일단 손님이 올 수 있는 개인 작업실이 없었고, 집에서만 작업했으며, 릴보이 씨가 방문했었던 건 훨씬 예전(12-13년) 작업실이었을 거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글에서 '전날까지 녹음실에서 같이 놀던 형'은 즉, 작성자가 뇌피셜로 날조한 허위 사실입니다. 이 친구는 '형 뮤비니까 출연했죠' 정도의 온도로 당시를 회상했고, 본인 역시도 그 곡을 미처 '긱스 디스곡'으로 포커싱 두지 않은 채 출연했을 뿐, 당연히 디스를 동조하는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고 합니다.

* 대부분의 '잘 어울려' 뮤비 출연자들은 그저 딥플로우의 뮤직비디오에 함께 하려 했던 것이지, 누군가를 향한 디스 가사에 동조해서가 아닙니다.

* 글에서 마치 평소 친했지만 뒤통수 친 왕따 가해자처럼 악의적으로 편집된 넉살이나 VMC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릴보이(긱스)씨와 아무런 친분이 없습니다.

* 제목에 있는 '디스곡 올린 협업 회사 임직원'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말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긱스 프로듀서나 혹은 디스 당한 사람들의 지인들을 고의적으로 섭외해서 뮤비에 출연시켰다는 저 글과 거기서 파생된 비난 여론은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 '알고 보니 출연자 중에 긱스와 친분 있었고 작업한 적 있는 사람이 있었다'와는 전달되는 뉘앙스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 좁은 씬에서 당사들끼리 얽힌 이해관계를 미리 신중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을 오히려 무척 경솔했다고 생각합니다. 디스는 리스크와 책임을 안고 하는 것인데, 촬영날 기꺼이 도와주신 분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되레 피해를 끼친 것이 너무나 죄송하며 후회스럽습니다.

다시 말해서 '잘 어울려' 뮤비 출연자들은 그저 딥플로우의 뮤직비디오에 함께 하려 했던 것이지, 디스 가사에 동조해서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이 사건에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 비난은 오로지 저에게만 향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잠시 2019년 봄에 공개된 VV2 리믹스 사이퍼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항간에 딥플로우 장송곡으로도 불리던데 조회 수가 330만입니다. 이 영상 출연자 중에, 지금도 저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꽤나 보이네요. 이게 발표됐을 당시도, 지금도, 저 친구들이 딥플로우에 대한 디스 라인에 암묵적인 합의를 해서 이 영상에 출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곡의 주인공들을 리스펙트 하니까 저 자리에 있는 거 아닐까요. 랩 게임이잖아요.

다시 문제의 글로 돌아가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랩 게임이 아닙니다.

굳이 바로잡자면 실제 이 장면에서 넉살은 긱스 노래에 손가락질하지 않습니다. 뮤비 장면의 순서를 교묘하게 짜깁기 했는데, 이번 릴보이 씨와의 이슈에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넉살까지 비난에 편승해 넣으려는 작성자의 악의가 엿보입니다.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넉살의 가사까지 인용하며 어떻게든 사건과 연관시키려 하네요. 이미 당사자끼리 해결된 로한이의 SNS 댓글까지 앞뒤 맥락을 제외하고 부분적인 면만 악의적인 편집을 해서 구겨 넣었습니다.

이렇듯, 현재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SNS에 똑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도배된 이 악의적인 선동글은 이미 손쓸 수 없이 퍼져 나갔습니다. 제가 이걸 올려도 이미 저 글을 보고 우리를 '왕따 가해자'로 생각하게 된 백 명 중에 열 명이라도 이 글을 보게 될까요? 참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란 말이 힙합이랑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선동 글엔 분명 '허위 사실'과 '날조' 또한 교묘하게 숨어있습니다. 이걸 바로잡고 처벌하는 게 그렇게나 '힙합'적이지 않은가요?

저를 깔 게 너무 많다는 거 이젠 겸허하게 잘 알고 있습니다. 비난 비판 둘 다 좋습니다. 근데 이번 일의 부작용이 이렇게 선 넘는 사람들도 무분별하게 많아졌다는 겁니다.

전 수년간 이런저런 비난과 악플을 받아왔고, 그것들에 이미 마취가 돼서 어디가 괴사된지도 모르는 상태가 됐지만, 저희 소속 아티스트들에게까지 그 불똥이 엄하게 튀는 상황은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올해는 저희 회사 모든 아티스트가 그 어느 때보다 멋진 음악을 가져오고 잘해줬습니다.

아직 저희를 듣고, 보고, 지지해주는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지금 방식대로 계속 가겠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하겠습니다. 랩 게임에서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습니다. 다만 저는 예전보다 타인의 상처를 마음 깊숙이 통감하고 반성하는 사람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제 진심이 그분들에게 부디 온전하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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