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서진용. 스포츠동아DB
이런 와중에도 서진용(28)은 팀 내 최다 63경기에 등판하며 고군분투했다.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가며 2승7패8세이브12홀드, ERA 4.13의 성적을 거뒀다. 김정빈, 박민호 등과 함께 SK 불펜의 몇 안 되는 믿을맨이었다. 1군 데뷔 첫해인 2015시즌부터 조금씩 가능성을 보이더니 2019시즌 72경기에서 3승1패4세이브33홀드, ERA 2.38을 기록하는 등 잠재력이 폭발했다.
서진용은 2021시즌에도 SK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중용될 전망이다. SK 김원형 감독은 무너졌던 불펜을 재건하기 위해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시속 150㎞대의 빠른 공과 포크볼의 위력적인 조합을 지닌 그는 필승계투조든 마무리든 어떤 위치에서도 자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투수다. 2020시즌에도 표면적인 성적은 특급 필승계투요원과 다소 어울리지 않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팀이 승리할 때면 마운드에는 늘 서진용이 있었다. 단 한 차례도 말소되지 않고 1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가치다.
실제로 SK 전력에서 가장 큰 불안요소도 불펜이다. 기존에도 ‘홈런군단’으로 통했던 타선은 프리에이전트(FA) 최주환을 영입하며 파괴력을 더했다. 선발진도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와 윌머 폰트, 박종훈, 문승원의 4명은 이미 확정했다. 그러나 불펜은 다르다. 리셋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불펜을 확실히 정립해야 한다. 기존에 좋았던 선수들이 회복해서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존재감을 뽐낸 서진용에게도 2021시즌은 팀의 핵심으로 확실히 자리 잡을 기회다. SK 불펜의 열쇠를 쥐고 있음은 물론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