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 인터뷰] 드라이브라인 @상동! 롯데 맨 코디, “유망주 많아, 육성 도울 것”

입력 2021-02-0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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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브랜든 맨 코디네이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만37세. 적잖은 나이지만 아직 94마일(약 151㎞)을 뿌리는 왼손투수이기에 유니폼을 벗는 결정이 결코 쉬울 리 없었다. 지난해 KBO리그 팀 입단 직전까지 갔을 만큼 경쟁력도 충분했다. 그러나 브랜든 맨(37)은 퓨처스(2군)리그 투수 코디네이터로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야구장에는 선수가 아니라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최근 상동에서 만난 맨 코디네이터는 “지난해 6월 입국해 SK 와이번스와 계약을 시도했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무산됐다. 이후 대만리그(라쿠텐 몽키스)에서 뛰었다”며 “선수로서 계속 몸을 만들던 중 롯데에서 코디네이터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인 아내를 포함해 가족들과 상의했는데, 야구를 해온 18년간 배운 것들을 어린 선수들과 공유한다는 기대가 컸다”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 2군에는 강영식 투수코치가 있다. 선수들의 기본적인 지도와 마운드 운영은 강 코치의 몫이다. 롯데는 맨 코디네이터에게 드라이브라인의 노하우 전수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아카데미는 신체 역학 데이터를 수집해 선수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투수의 경우 일반 야구공(150g)과 무게가 다른 웨이티드 볼(110g~3㎏)을 활용해 구속을 끌어올리는 코칭으로 구속을 끌어올린다.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도 지난 시즌을 앞두고 드라이브라인에서 몸을 만들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윤성빈, 이승헌 등 영건 4명을 파견해 KBO리그에도 널리 알려졌다.

롯데 브랜든 맨 코디네이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맨 코디네이터는 5년간 드라이브라인에서 훈련하며 트래킹 장비 활용에 익숙하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드라이브라인에서 활용하는 첨단 장비들을 대거 수입하며 ‘상동 지부’를 만들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미국을 다녀왔던 이승헌도 “(미국과) 똑같이 배우고 그대로 운동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맨 코디네이터는 “롯데의 시설이 인상적이었다. 상동에는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드라이브라인은 미국에서 점점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 거기서 배운 것들을 롯데 유망주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롯데 2군에는 아직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한 영건들이 즐비하다. 맨 코디네이터는 “좋은 투수들이 벌써 눈에 띈다”며 “2군 선수들을 1군에 보내고, 또 1군에 간 선수들이 계속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게 내 역할이다. 강영식, 홍민구 코치와 함께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시너지를 내고 싶다”고 밝혔다.

2014년 만난 한국인 아내 덕에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 또 일본과 대만 합쳐 5년을 뛰었으니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 첨단 장비 활용법은 물론 이를 적용시킬 수 있는 능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맨 코디네이터와 롯데 2군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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