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미안함만 되뇌었던 롯데 안치홍 올해 키워드, 자신감과 ‘팬 복’

입력 2021-03-11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안치홍. 스포츠동아DB

롯데 안치홍. 스포츠동아DB

별다른 논란이 있지 않는 이상 경기 후 인터뷰는 그날 수훈선수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자연히 인터뷰장에 나온 선수들은 자신의 그날 경기 활약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2020년 안치홍(31·롯데 자이언츠)의 코멘트 대부분은 ‘미안함’으로 가득했다. 이제 적응은 끝났다. 안치홍의 올해 키워드는 자신감, 그리고 이를 통한 ‘팬 복’ 화답이다.

안치홍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2년 최대 56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첫해 성적은 124경기에서 타율 0.286, 8홈런, 5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4였다. 조정득점생산(wRC+) 99.0으로 리그 평균 수준이었지만, 그의 성에 차지 않았다. 활약한 날에도 팬들에게 미안함을 먼저 얘기한 것도 스스로의 기준 때문이었다.

최근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안치홍은 “물론 남들보다 많이 미안해하는 성격인 건 맞다”며 웃으면서도 “지난해는 나도 모르게 조급한 마음을 품었던 것 같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스스로 안겨준 느낌”이라고 돌아봤다.

‘미안함’을 빈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선 2021시즌 활약이 필수다. 안치홍이 지난겨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몸을 만든 이유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지난해 1군 선수들에게 11월 휴식을 줬다. 안치홍은 이때도 수영을 하는 등 유산소 운동을 소화했다. “야구선수 직업 특성상 여름에 물놀이를 즐길 수 없다. 수영을 한 게 초등학생 때 이후 처음이었는데 정말 힘들더라. 회복운동이 제대로 됐다”고 돌아봤다.

12월부터는 매일 야구장에 나왔다. 중요한 스케줄이 있는 날에도 최소한 몸은 풀고 돌아오기 위해 애썼다. 스스로부터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체지방을 떨어뜨렸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몸을 잘 만들었다고 했는데, 내가 느끼기에도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허 감독도 “(안)치홍이가 올 시즌 준비를 잘한 게 한눈에 보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아쉬움에도 롯데 팬들은 언제나 안치홍에게 힘내라는 격려를 보냈다. 롯데 유니폼은 지난해 입었지만 부산은 낯설지 않다. 비시즌 기간 가족과 여행지로 자주 찾았는데, 이때 KIA 타이거즈 소속이었음에도 부산 팬들이 응원해준 기억이 선명하다. 전국구 명문이자 인기구단인 KIA와 롯데에서 뛰는 것은 안치홍에게도 복이다. “팬 복이 있는 선수인 것 같다. 이제 그 감사함에 보답할 차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키워드는 자신감이다. 안치홍은 “지난해를 돌아보면 생각도 많고 머뭇거리는 순간이 많았다. 성적이 좋았던 시즌엔 유독 과감했다. 올해는 공격이든 수비든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준비는 순조롭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