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대물 만나고 술술 풀린 박종곤 조교사

입력 2021-03-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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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조교사로 데뷔해 18년 만에 서울경마공원 TOP10에 오른 박종곤 조교사.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경마의 역주행 스타는?

2013년 마리대물 KRA컵 클래식 V
2015년 이후 매년 순위상금 10억↑
23년차 이준철 기수 작년 최고성적
최근 오랜 무명의 서러움을 이겨내고 화려한 ‘역주행’ 신화를 이룬 그룹이 있다. ‘롤린’으로 음원과 방송 순위 프로그램 1위까지 오른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다. 4년 전에 발표한 노래가 뒤늦게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한국 경마에도 브레이브걸스처럼 ’역주행‘의 기적을 이룬 스타 조교사와 기수가 있다.

뒤늦게 꽃 피운 박종곤 조교사
1982년 기수로 시작해 첫 대상경주 트로피를 안기까지 28년이 걸렸다. 1997년 데뷔한 박종곤 조교사는 2015년부터 절정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매년 두 자리 수의 승률과 10억 원이 넘는 순위상금을 올린다. 2016년 명마 청담도끼를 만나면서는 상승세에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그와 청담도끼가 손잡고 획득한 트로피만 8개다. 서울 경마공원 조교사 중 톱10에 드는 기록이다.

1997년 박종곤 조교사의 데뷔 후 첫 2∼3개월은 빈 마방이었다. 우연치 않게 선배 조교사의 말 12두를 받아 조교사를 시작했으나 처음부터 성적이 좋을 수는 없었다. 자연 신마 수급이 어려웠다.

하지만 2013년 경주마 마리대물을 만나며 조교사 생활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성적이 정체되어있던 마리대물을 박종곤 조교사는 살뜰히 돌보았고, 마리대물은 그해 KRA컵 클래식의 트로피를 안겨줬다. 박종곤 조교사 특유의 ‘지극정성’ 관리법이 성적을 내자 다른 마주들도 차츰 그를 찾기 시작했다.

박종곤 조교사는 일명 ‘직접 풀 뜯어 먹이는’ 조교사로 불린다. 민들레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경주마가 좋아해 경마공원 주변에서 직접 채취해 먹이곤 한다. 박종곤 조교사는 “심청사달이라고 마음이 깨끗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말이 좌우명이다”라며 “욕심을 버리고 그저 열심히 정성을 다하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종곤 조교사는 지금까지 경주마와 함께 한 시간을 돌이키며 “후회 없이 왔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데뷔 22년 만에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이준철 기수(가운데).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지난해 커리어하이, 이준철 기수
1999년에 데뷔해 올해로 23년차인 베테랑인 이준철 기수는 지난해 승률 22.6 %, 복승률 35.8%로 기수경력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다승도 2019년 23위에서 지난해는 다승10위, 24승으로 톱10 에 올랐다. 출전 경주가 10위에 오른 기수 중 106회로 가장 적었음에도 문세영 기수 다음의 승률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이런 성적에 대해 이준철 기수는 모든 주변 사람들의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10 년 넘게 호흡을 맞춘 김대근 조교사(48 조)와 말을 보러 다니면서 안목을 길렀고 마주, 조교사, 관리사와의 좋은 팀워크도 한몫했다. 그는 “힘든 시기에 나를 믿어준 조교사를 나 역시 믿고 일하다보니 신뢰가 쌓여 나를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그가 지난해 기승했던 경주마도 경마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다섯 번 출전해 4번 우승을 기록한 흥바라기는 이준철 기수와의 호흡과 함께 3세마 다크호스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코리안더비 3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3위를 이룬 흥행질주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말로 꼽힌다.

기승 능력을 기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도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승마선수 출신인 아내에게 말을 세심히 다루는 법, 굴레나 재갈을 왜 써야 하는지 등 기본 마술에 대해 세심한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학창시절 레슬링을 했던 경험을 살려 지금도 매일 하루 1시간 이상 꾸준한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준철 기수는 “올해도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 정점을 찍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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