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피플] ‘성희롱 논란’ 박나래 침묵→셀프 추락 (종합)

입력 2021-03-25 2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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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성희롱 논란→‘헤이나래’ 폐지
‘헤이나래’ 제작진·박나래 소속사도 입장 발표
성희롱 행위 주체인 박나래만 침묵
결국 추락의 길로 접어든 박나래
‘대상 예능인’도 순간 판단 미스가 파국을 면치 못한다. 개그우먼 박나래가 그렇다. 성희롱 논란으로 일약 ‘예능 인생’ 최대 위기다.

박나래는 최근 고정 출연 중인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와플(STUDIO WAFFLE) 웹예능 ‘헤이나래’에서 도를 넘는 성희롱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박나래는 지난 9일 공개된 ‘헤이나래 EP.0’에서 한 남자 연예인을 지칭해 “바지 속의 고추”라며 “바지를 ‘삐’ 처리 해달라. 고추는 채소니까 영상에 나가도 된다”고 말했다. 대화 도중 등장한 당근이란 단어에 대해서도 “당근을 흔들어요?”라며 남성 출연자 앞에서 자위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행동을 보여줬다. 또 발을 모아 테이블 다리를 비비는 등 음란한 행위를 떠오르게 하는 장면을 계속 시도했다.

23일 공개된 ‘헤이나래 EP.2’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박나래는 인형을 만지며 “너무 뒤가 T 아니냐”, “아 그것까지 있는 줄 알았지”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인형 사타구니 쪽으로 팔을 밀어넣는 등 행동을 해 제작진이 인형을 모자이크 처리하기도 했다.
‘헤이나래’는 박나래와 헤이지니(본명 강혜진)가 만들어가는 동심 강제 주입 리얼리티 예능이다. 언뜻 동심을 주제로 한 콘텐츠 같지만, 실상은 성인 콘텐츠를 방불케 한다. 제작진은 자극적인 이야기를 부각하며 편집했고, 박나래는 그 판에서 열심히 성희롱 발언을 쏟아냈다. ‘15세 관람가입니다’, ‘어린이 시청 금지’라는 문구가 무색하다.

이는 결국 논란으로 번졌고, 제작진은 공식 사과했다. ‘헤이나래’ 제작진은 24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2회 영상 관련해 구독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 구독자들이 주신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여 2회 영상은 재검토 예정”이라며 “앞으로 공개될 영상 역시 제작에 주의하도록 하겠다. 제작진 과한 연출과 캐릭터 설정으로 출연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서도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다시 한번 ‘헤이나래’를 시청해주시는 모든 분에게 사과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질 대로 커졌다.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편집에 앞장 선 제작진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고, 여기에 성희롱 발언 주체인 박나래 역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제작진이 입장문을 낼 동안 박나래와 그의 소속사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처럼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이는 박나래를 향한 공분으로 번졌다. 이에 박나래 소속사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는 뒤늦게 사과문을 내놨다.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는 25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우선 박나래의 공식 입장이 늦은 것에 대해 죄송하다. 제작진과의 회의가 계속 길어지면서 입장 표명이 늦어지게 된 점 다시 한번 사과한다. ‘헤이나래’ 제작진으로부터 기획 의도와 캐릭터 설정 그리고 소품을 전해 들었을 때 본인 선에서 어느 정도 걸러져야 했고, 또한 표현 방법에 대해서도 더 고민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 영상을 시청한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것에 대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사과했다.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는 “‘헤이나래’ 프로그램에서는 하차를 하기로 제작진과 논의를 마쳤다.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좀 더 고민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한 마음 전한다”고 이야기했다.
박나래는 ‘헤이나래’ 하차를 결정했다. 따라사 프로그램 폐지된다. 타이틀롤이 사라지는데 무슨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는가. ‘헤이나래’ 제작진은 “영상 및 커뮤니티의 댓글로 보내주신 여러분 의견을 경청했다. 제작진의 무리한 욕심이 많은 분에게 불편함을 드린 것에 대해 큰 잘못을 통감하고 이에 책임을 지고자 ‘헤이나래’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헤이나래’ 제작진은 “업로드된 ‘헤이나래’는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제작된 콘텐츠임에도 영상 중 특정 장면 및 자막이 과도한 성적 표현을 포함하고 있었다. 또한 편집 및 검수 과정에서 해당 내용들이 불쾌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영상을 발행했다. 이에 ‘헤이나래’ 영상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구독자 및 시청자, 아울러 제작진을 믿고 출연을 결심해준 두 출연자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기존 ‘헤이나래’ 관련 콘텐츠는 모두 삭제 처리했으며, 앞으로 ‘헤이나래’ 제작진은 과도한 연출로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모든 시청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구독자들과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렇게 ‘헤이나래’는 사라졌다. 그러나 남은 문제가 남았다. 성희롱 발언 주체 박나래다. 박나래는 이번 논란에서 한 걸음은 물러난 모습을 보여준다. 소속사가 대신 입장을 발표하고, 제작진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하는 동안 박나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평소 그렇게 소통을 즐기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그리고 이런 박나래 모습이 또 다른 공분을 자아낸다. 성희롱 발언 주체로서 도의적인 책임감을 보여주지 않는 박나래 모습에 비판과 질타가 쏟아진다.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던 박나래 음담패설이 결국 일을 냈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2019 MBC 방송연예대상’을 거머쥔 박나래는 예능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자처한 결과다. 과연 박나래는 자신을 향한 쓴소리에 무슨 이야기를 내놓을까. 아니면 입 닫고 상황이 조용해지길 바라기만 할까. 이제 모든 선택은 그의 몫이다. 대중은 박나래 선택에 따라 비난 수위를 조절할 전망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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