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사커] K리그 준프로계약과 유소년 육성 효과

입력 2021-04-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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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정상빈(왼쪽)-김태환. 사진제공 | 스포츠동아DB,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 준프로계약이 처음 도입된 때는 2018년이다. ‘유소년 클럽 소속 선수의 프로경기 출전을 위한 계약 세칙’으로 이름 붙여진 이 제도는 유망주의 조기 발굴과 기량 향상을 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미성년 선수와 계약을 맺는 일본 J리그의 ‘프로 2종 계약’과 17세 이하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장학금’ 제도 등을 참고했다.

준프로계약은 선수와 구단 모두 만족할만하다. 선수 입장에선 성인 계약을 맺고 하루라도 빨리 프로에 데뷔할 수 있어 좋고, 구단도 재능이 확인된 유망주의 보유권을 강화할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상은 고교 2,3학년이다. 다만, 한 구단이 체결할 수 있는 인원은 연간 3명 이내다. 계약 기간은 고교 3학년이 되는 해(만 19세)의 12월31일까지며, 최대 2년이다. 학생이지만 돈도 지급된다. 연봉 1200만 원(월 100만 원)의 기본급에다 클럽과 선수 간 합의에 따라 수당도 더해진다.

이 계약의 첫 번째 주인공은 2000년생 박지민이다. 매탄고 시절인 2018년 4월 수원 삼성과 최초의 준프로계약을 맺었다. 골키퍼인 그는 수원에서 프로 데뷔한 뒤 현재 K리그2 김천 상무 소속으로 뛰고 있다.

현재까지 준프로계약을 맺은 선수는 총 16명이다. 구단별로는 수원이 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부산 아이파크가 4명이다. 경남FC 2명을 비롯해 전북 현대, 대전하나시티즌, FC서울, 수원FC가 각각 1명씩이다. 특히 주목되는 건 올해 3월까지 7명이나 계약했다는 점이다. 이는 연간 최다인데, 그만큼 제도의 가치가 입증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들 중 K리그에 처음 출전한 선수는 수원 오현규다. 2019년 K리그1 9라운드(4월26일) 포항전에서 후반 33분 타가트와 교체로 투입됐다. 이번 시즌 김천에서 뛰고 있는 오현규는 3경기 출전 1골을 기록 중이다.

준프로 출신 중 현재 주전급으로 활약하는 선수로는 수원 김태환과 정상빈 등이 꼽힌다. 김태환은 지난 시즌 13경기를 뛰며 이미 자리를 잡았고, 정상빈은 올해 주목받는 신예다. 준프로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경험한 정상빈은 이번 시즌 5라운드 포항전서 데뷔전·데뷔골을 기록한 데 이어 6라운드 FC서울전서 선제골로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오산고 강성진(18·서울)과 신평고 이영준(18·수원FC)은 올해 눈에 띄는 신예다. 강성진은 3라운드 성남전에 선발로 나와 후반 11분까지 소화했고, 장신(190cm)의 이영준은 5라운드 인천전서 전반 45분을 뛰며 K리그1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17세 9개월 22일)을 갈아 치웠다.

특히 이번 시즌엔 교체선수를 5명으로 확대하며 22세 이하(U-22)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준프로계약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유소년축구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는 구호가 아니라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준프로계약이 더욱 활발해야져 하는 이유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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