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시선…오너의 관심은 부담일까 에너지일까

입력 2021-04-06 1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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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구단주님은 매일 오셨어요.”

SSG 랜더스가 화제를 불러 모으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신세계그룹 부회장인 정용진 구단주의 존재다. 정 구단주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통 라이벌인 롯데 자이언츠를 도발하고, 구단의 플랜과 유니폼의 실루엣까지 먼저 공개하는 등의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구단주가 전면에 나서 구단을 홍보하는 것이다.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다가 큰 경기를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반적인 구단주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임이 분명하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구단주는 선수와 코치진 등 현장 스태프가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단장과 대표이사처럼 전면에서 현장과 직접 소통할 일이 많지 않아서다. 그러나 정 구단주는 그 틀을 과감히 깨트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SNS를 통한 소통도 그 중 하나다. ‘택진이 형으로 불리는 NC 다이노스 김택진 구단주처럼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는 이미 성공했다’는 평가다. SSG의 주축선수들인 정의윤, 박종훈 등은 이미 정 구단주와 SNS 친구가 됐다.

창단 첫 경기였던 4일 롯데와 홈경기 때는 구장을 직접 찾아 VIP석이 아닌 테이블석에서 관전한 뒤 “창단 첫 승과 김원형 감독의 첫 승을 축하한다. 오늘 정말 멋진 경기였다. 선수들에게도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남겼다. 또 8회말 최주환의 홈런이 터졌을 때는 크게 기뻐하며 기립박수를 쳤고, 경기 후 최우수선수(MVP)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딴 ‘용진이형 상’까지 수여했다.



구단주의 이런 적극적 움직임을 바라보는 ‘추추 트레인’ 추신수(39)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지난해까지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출전했던 베테랑이다. 그는 “텍사스는 구단주가 매일 경기장에 온다. 지정석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만큼 익숙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구단주가 매일 오니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은 부담을 많이 가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구단 소유자의 입김이 강하다 보니 아무래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힘이 많이 들어간다는 의미였다.

확실한 사실은 추신수도 정 구단주의 행보를 반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구단주님께서 그만큼 야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은 좋은 일이고, 선수단 전체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며 “선수들도 한 경기, 한 타석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구단주의 눈에 들기 위해서라도 열정적으로 뛰다 보면 그만큼 기량도 올라설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실제로 1군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구단주의 관심이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추신수는 정 구단주의 관심이 선수들에게 부담이 아닌 발전을 위한 동력이 되길 바라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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