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웃음이…” 함덕주 곳곳에 벌써 스며든 LG

입력 2021-04-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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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함덕주. 스포츠동아DB

원래도 밝은 표정의 앳된 얼굴인데 이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스스로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는 말로 낯설음보다는 설렘이 가득하다고 얘기한다. 함덕주(26)는 LG 트윈스에 이미 스며들었다.


함덕주는 개막을 앞둔 스토브리그의 마지막을 뜨겁게 달군 이름이다. 시범경기 기간인 3월 25일, LG는 두산 베어스와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을 수혈했다. 내야수 양석환과 투수 남호를 두산에 내줬을 만큼 과감한 움직임으로 우승에 도전장을 냈다.


첫 단추는 깔끔했다. 4일 창원 NC 다이노스와 시즌 첫 경기에 구원등판해 1.1이닝 2볼넷 3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타선이 제때 터진 덕에 기분 좋은 구원승까지 챙겼다. 2번째 이닝인 7회말 1사 후 연속 볼넷으로 1·2루 위기를 남겨둔 채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정우영이 깔끔한 병살타 유도로 승계주자를 지워줬다. 함덕주는 “(정)우영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얘기했다. 앞으로도 계속 말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비록 이적 후 첫 승 공은 사령탑인 류지현 감독의 첫 승으로 인해 챙기지 못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두산에서 LG로, 덕아웃만 건너가면 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지만 어찌 보면 가장 먼 팀이기도 하다. 이웃동네로 이사 갔다는 말 이상의 부담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함덕주도 “야구가 아닌 다른 일을 시작하는 느낌이라 정말 긴장됐다. 그 정도로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다 잘하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출발이 좋아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울 때는 진지하지만, 덕아웃이나 불펜에선 시종일관 밝은 얼굴이다.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처음 LG 덕아웃에 앉은 날의 풍경도 공개됐는데 임찬규, 고우석 등의 입담에 쉬지 않고 웃는 모습이었다. 함덕주는 “나도 모르게 계속 웃게 된다. 경기 시간도 금방 갔다. 팀 분위기가 밝으니까 자연스럽게 재밌는 것 같다. (임)찬규 형이나 (고)우석이 말고 다른 형들도 장난을 많이 쳐주신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선배들에게, 선배들도 나에게 이것저것 묻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팀에 스며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덕주의 지금 보직은 선발투수다. 컨디션이 더디게 올라오고 있는 임찬규, 이민호가 합류하면 역할이 달라질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우승 DNA가 가득한 함덕주의 가세는 천군만마일 수밖에 없다. 관건은 하나, 적응이었는데 그마저도 의문부호를 스스로 지워내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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