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터뷰] 17~18년 SK와 21년 SSG, “완전 다르다”는 홈런 공장장의 자신감

입력 2021-04-07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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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 스포츠동아DB

KBO리그에서 가장 작은 야구장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선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그 증거가 2017~2018년의 SK 와이번스였다. SK는 2015년부터 신인드래프트, 트레이드 등을 통해 거포를 수집했고 2017년 234개의 아치를 합작하며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팀 최다홈런 신기록을 썼다. 2018년에는 이보다 하나 적은 233홈런을 기록, 2년 연속 신기록을 쓰진 못했지만 공수 밸런스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

2021년 SSG 랜더스는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멤버 구성만 보면 못할 것도 없다. ‘SK 홈런공장’을 주도했던 최정, 한유섬, 제이미 로맥이 건재한 가운데 추신수와 최주환이 가세했다. 하위타선에서 힘을 보탤 이재원, 오태곤, 김강민 등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SK의 역사를 SSG가 다시 쓰는 것도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SK에서도 SSG에서도 여전히 중심이자 심장인 최정의 생각은 어떨까. 최정은 오히려 고개를 가로 저었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최정은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개막전에서 4홈런이 나와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지금은 홈런 군단 느낌보다는 짜임새가 좋은 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7~2018년에는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선수들이 잔뜩 포진했다. 반대로 지금은 출루해줄 선수, 홈런 쳐줄 선수, 2루타 쳐줄 선수 등 다양하다. 내가 봐도 좋은 타선”이라며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정의 말처럼 과거 SK는 ‘모 아니면 도’ 타선이었다. 홈런 개수는 어마어마했지만 공격 생산력이 높진 않았다. 출루율 자체가 워낙 낮았기 때문이다. 최정도 “타선의 동반 기복이 심했다. 지금은 내가 아니어도 해줄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 좋은 날은 적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정 스스로도 개막전부터 멀티홈런을 때려내며 시동을 일찌감치 걸었다. 최정이 시즌 첫 경기에 홈런을 때려낸 건 SK 시절인 2006년 이후 15년만으로, 당시 5월 1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손맛을 봤다. 당시 SK 개막전 3루수는 시오타니 가즈히코였고, 최정은 시오타니가 부상으로 방출된 5월에야 1군 콜업됐다.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한 뒤 처음으로 개막전에서 좋은 추억을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감독, 단장, 사장이 바뀌었는데 팀 이름까지 달라졌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그대로인 것은 홈런 공장 인천SSG랜더스필드와 그 주인 최정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런 공장장은 올해 다시 시동을 걸었다. 자신감은 충분하다.

인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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