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아직 설민석 잔상 가득한 ‘선녀들’, 새 시즌이라니

입력 2021-04-07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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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선을 넘는 녀석들’(약칭 선녀들)이 이달 말 새 시즌으로 돌아온다.


앞서 3개의 시즌을 내놓은 ‘선녀들’은 어려울 수 있는 역사를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로 ‘역사 예능’이라는 장르 개척에 앞장선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이번 ‘선녀들’ 새 시즌은 ‘역사 확장판’ 개념으로 ‘마스터-X’라는 부제를 달고 돌아온다.

‘마스터-X’는 다양한 분야의 선을 넘나들며, 새로운 지식을 마스터하겠다는 ‘선녀들’ 포부를 담는다. 지난 시즌에서 배웠던 역사 분야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지식의 선을 확장하기 위해 ‘미지의 마스터-X’가 새롭게 등장, ‘역사 마스터’와 또 다른 ‘미지의 마스터’가 만나 ‘크로스(X)’ 된다는 의미까지 더해진다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선녀들’ 출연진 역시 변화를 맞는다. 앞서 3개의 시즌을 이끌었던 설민석이 논문 표절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새 시즌(‘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에는 그를 대신할 ‘역사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 이에 제작진은 새 전문자로 ‘역사계의 라이징 티처’ 역사학자 심용환을 투입한다.

‘선녀들’ 새 시즌에 합류한 심용환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TV, 라디오, 강연은 물론 최근 유튜브에서 조회수 무려 약 400만 회 이상을 기록할 만큼 ‘역사계의 라이징 티처’로 주목받는 인물이라는 제작진 설명. 신세대 역사학자 답게 트렌디하고 신선한 역사 강의로 ‘선녀들’ 새 시즌에서도 큰 활약을 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의 지식의 선을 넘기 위해 대한민국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미지의 마스터-X’로 합류하게 된다. 기존 멤버인 전현무, 김종민, 유병재는 새 시즌에도 함께한다.

하지만 새 역사 전문가 투입이 과연 통할지 알 수 없다. ‘선녀들’은 애초 설민석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편성부터 3개의 시즌 편성까지 모두 설민석이 함께했다. 설민석을 주축으로 만들어졌던 프로그램인 만큼 그가 끼친 영향력과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를 지우고 새 시즌을 준비한 MBC와 ‘선녀들’ 제작진.

설민석을 대중적인 역사 강사로 알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방송사가 바로 MBC다. ‘무한도전’부터 ‘선녀들’까지 설민석을 띄우는 데 가장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놓고 책임감은 없다. 한 개인의 논문 표절을 방송사가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도의적인 책임은 보여야 한다. 검증이 안 된 인물을 띄우고 프로그램 제작까지 나선 책임을. 그런데도 MBC는 부제만 고쳐 달고 ‘선녀들’ 새 시즌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이달 돌아올 ‘선녀들’은 이전과 다름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설민석의 이름이 뿌리 깊이 박혀있던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다른지. 설민석 잔상을 지울 수 있는 재미와 감동, 검증된 역사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폐지한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리고 도의적 책임감 없이 화제성에 편승해 리뉴얼해서 다시 내놓은 MBC와 제작진은 모든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한편 설민석은 지난 연말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당시 설민석은 “석사 논문 표절 사태로 많은 분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 난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 연구’를 작성하면서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고 논문 짜깁기를 일부 인정했다.

그러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내 과오다.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한다. 내 강의와 방송을 믿고 들어주신 모든 분, 학계에서 열심히 연구 중인 학자, 교육자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일에 더 신중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설민석은 “내게 보내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다. 나는 책임을 통감해 앞으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더 배우고 공부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방송 프로그램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선녀들’ 등에서 하차했고, 현재 각 프로그램은 종영했거나, 리뉴얼 해 새 시즌으로 돌아온다. ‘설민석 후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고 방송가에 여전히 존재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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