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 모션에도 움찔’ KT 무너뜨린 KBL의 레지 밀러 전성현…KGC 1차전 승리

입력 2021-04-11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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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와 부산 KT의 6강 PO경기에서 KGC 전성현이 KT 알렉산더의 수비를 피해 슛을 쏘고 있다. 안양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전설의 슈터 레지 밀러(은퇴)는 볼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움직임이 가장 부지런했던 선수다. 순간적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떼어낸 뒤 찰나에 볼을 잡아 성공시키는 그의 3점슛은 상대에게 허탈감을 안겼다.

KBL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안양 KGC 전성현은 마치 레지 밀러 같았다. 11일 안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 홈경기에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21점을 올리며 팀에 90-80 승리를 안겼다.

KGC는 경기 중반까지 KT의 수비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주포 설린저(19점·11리바운드)가 상대의 변칙수비에 야투 난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외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은 KGC는 설린저의 득점이 지지부진하자 뜻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이 때 전성현이 나섰다. 전성현은 빈 공간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였고, 동료들의 패스를 받으면 지체 없이 슛을 시도했다. 전반전에만 4개의 3점슛을 앞세워 14점을 뽑았다. 전반전 KGC의 공격은 사실상 그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성현의 활약은 KT의 수비를 균열시키는 효과를 불러왔다.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KT가 예민하게 반응하자 다른 선수들에게 찬스가 돌아갔다. 슛 모션만 취해도 KT 선수들이 움찔했다. 이 틈을 타 변준형(10점), 이재도(13점·9어시스트)가 득점에 가세했다. 4쿼터에는 설린저까지 살아났다. 3쿼터까지 단 1개의 3점슛도 성공시키지 못한 채 10점에 그쳤던 설린저는 4쿼터 종료 8분 전 첫 3점슛을 터트리며 팀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전성현의 활약이 일으킨 효과다.

남자프로농구 6강 PO 역사상 1차전을 잡은 팀이 4강 PO(5전3승제)에 오른 확률은 93.5%다. 전성현의 활약으로 승리를 챙긴 KGC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두 팀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안양|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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