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MVP] 수상 자격 충분했던 배구여제, 끝까지 한국배구 발전 고민했다

입력 2021-04-19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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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 스포츠동아DB

최우수선수(MVP) 수상 자격은 충분했다. 김연경(33·흥국생명)이 19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상금은 500만 원이다.

2008~2009시즌 이후 11년 만에 국내무대에 돌아왔던 김연경은 올 시즌 정규리그 30경기에 모두 출전해 경기당 21.6득점(국내선수 1위), 공격성공률 45.92%, 세트당 0.277서브(이상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세트당 3.893디그(전체 5위)로 수비에서도 큰 힘을 보탰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배구여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여러 논란으로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수습하고, 젊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놓았다. 필요할 때는 본인이 전면에 나서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 결과 기자단 투표에서 총 31표 중 14표를 받아 KGC인삼공사로 이적한 이소영(전 GS칼텍스·12표)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2005~2006, 2006~2007, 2007~2008시즌에 이어 개인통산 4번째 수상이며, 남녀부를 통틀어 2005년 현대건설 정대영(현 도로공사)에 이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팀에서 배출된 2번째 MVP가 됐다.

단상에 오른 김연경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제가 받았네요. 길게 (말을) 해도 될까요”라고 운을 뗀 뒤 “올 시즌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국내 복귀를 생각하며 ‘과연 해도 될까’라는 고민이 컸다. 그때 도와주신 에이전트와 소속사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MVP는 본인만 잘해서 받을 수 있는 상이 절대 아니다.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같이 잘해야만 가능하다”며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 박미희 감독님 이하 코치님, 내가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구단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누구보다 배구가 발전하길 원하는 인물이다. 인프라 개선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왔다. 말 마디마디에 진정성이 묻어난 이유다. 그는 “올 시즌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다시피 다사다난했던 시즌이다. 앞으로도 배구가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 분들이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려야 한다. 나 또한 그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배구여제’의 품격이 느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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