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노선’ 유럽 슈퍼리그 출범, FIFA-UEFA의 반발…손흥민이 월드컵 못 뛴다?

입력 2021-04-19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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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럽 빅클럽들이 중심이 된 유러피언 슈퍼리그(ESL)가 공식 출범했다.

ESL은 19일(한국시간) “새로운 주중 대회인 슈퍼리그 창립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유벤투스, AC밀란, 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첼시, 토트넘,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등 12개 창립 클럽들도 대회 참가를 동반 발표했다.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파리 생제르맹(PSG), 올랭피크 리옹(이상 프랑스) 중 3개 팀이 추가로 합류한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 초대 수장을 맡는 ESL은 2022~2023시즌 개막을 목표로 15개 창립 구단과 이전 시즌 성적에 따라 출전 자격을 얻을 5개 구단 등 총 20개 팀들로 구성된다. 8월부터 12개조로 나눠 홈&어웨이 레이스를 치르며, 각조 상위 3개 팀이 8강에 자동 진출하고 4·5위 팀은 플레이오프(PO)를 통해 합류한다.

‘쩐의 전쟁’이 뒤덮은 유럽축구계

결국은 돈이다. ES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축구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수년간 창립 클럽들은 유럽축구 수준을 향상시키고 최고 클럽과 선수들이 꾸준히 경쟁할 대회를 구상했다. 재정적 안정과 상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SL은 미국 금융그룹 JP모건으로부터 연간 46억 파운드(약 7조1185억 원)를 지원받는다. 창립 구단들은 참가비로만 1억3000만 파운드(약 2011억 원)를 보장받으며 우승 시 2억1200만 파운드(약 3282억 원)를 추가로 거머쥔다.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상금이 1900만 유로(약 254억 원)이고, 각종 보너스 등을 합쳐 8200만 유로(1096억 원)까지 받았다고 하나 ESL에는 미치지 못한다. 빅클럽들로선 UCL 또는 유로파리그보다는 ESL이 경제적으로 훨씬 매력적이다.

ESL 환영하지 않는 국제축구계…손흥민이 월드컵에 못 나간다?

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크게 당황했다. 독자노선을 택한 ESL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UCL과 유로파리그를 주관해온 UEFA는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축구협회 및 해당 리그 사무국과 함께 성명을 내고 “ESL은 일부 이익을 위해 진행된 프로젝트다. 개방적인 경쟁을 기반으로 한 축구에 다른 시스템은 허용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FIFA와 각 대륙 연맹도 ESL에 반대한다. 대회에 참여할 클럽들은 클럽월드컵 등 국제대회 참가가 금지되고, 자국 리그에도 나서기 어려워질 수 있다. 소속 선수들은 A매치에도 뛸 수 없다. 즉, 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하든, 다른 빅클럽으로 이적하든 ESL에 참가하면 2022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유럽 정치권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ESL은 축구 가치에 큰 타격을 준다”고 비판했고,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스포츠의 전통적 가치를 훼손시킬 ESL에 프랑스 클럽이 동참하지 않은 것을 환영한다”는 말로 자국 클럽의 참가 반대를 간접 시사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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