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망할 때 인간 모습”, ‘다크홀’ 다양한 인간군상

입력 2021-04-27 0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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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새 오리지널 ‘다크홀’(극본 정이도, 연출 김봉주)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 재미를 담은 5분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개했다. 26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세상이 망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그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잊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던 김봉주 감독의 전언대로, 재난 상황에 가지각색으로 반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등장은 흥미를 배가시켰다.



● 변종인간+연쇄살인마

제작진에 따르면 5분 길이의 영상에서 시선을 끄는 건 단연 변종인간이다. 검은 눈과 얼굴, 그리고 검은 피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한눈에 봐도 ‘사람’이라 부르기 어려웠다. 거대한 싱크홀에서 새어 나오는 의문의 검은 연기를 마시는 자들은 하나 같이 공포에 사로잡힌 검은 눈을 뜨게 되고, 이윽고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스스로를 파괴했다. 무지시(市) 대혼란의 시초였다.

혼란을 야기하는 존재는 또 있다. 바로 약물로 사지를 마비시킨 뒤, 머리에 흰 천을 씌워 죽이는 연쇄살인마 ‘이수연’이다. 피해자를 우롱하듯 흰 천에 그려진 빨간 스마일 표시는 그녀가 얼마나 극악무도한지를 나타냈다. 그런 이수연이 8번째 살인으로 다시 존재를 드러낸 상황. 변종인간으로 아비규환이 된 무지시에서의 연쇄살인마의 등장은 혼란을 증폭시킨다.


● 이기주의 인간

타인과의 공생보다 자신의 안전이 더 중요한 이기주의형 인간도 눈에 띈다. 변종인간들이 날뛰는 재난 상황에 고등학교 교사 최승태(박근록)는 “여기 대피소가 있습니다. 이 소리가 들리면 무지고등학교로 오십시오”라는 방송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이사장 최경수(김병기)는 “지금 비상 사태입니다. 다 함께 죽고 싶어요?”라며 화를 쏟아냈다. 눈 앞에 생존자를 보고도 굳게 닫힌 문을 열어주지 않아 결국 변종인간의 공격을 당하게 만든 이들도 있었다. 사람들의 이기주의가 때로는 재난 상황보다 더 무서운 공포를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예고한 장면이었다


● 김옥빈X이준혁, 타인을 돕는 인간

본인의 생존만 걱정하는 이기주의자들 사이에서 이화선(김옥빈)과 유태한(이준혁)의 정의감은 더욱 빛을 발했다. 공포에 사로잡혀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제일 먼저 움직인 이들이었기 때문. 살아 있는 사람을 버리고 갈 수 없는 화선과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태한의 투철한 정의감은 피로 물든 변종인간 서바이벌 안에서 “포기하지마. 아직 끝난 거 아니니까”라는 응원을 주기도 하고, 또 “그 사람들이 당신들 가족이었어도 이렇게 이야기했을 거야?”라는 따끔한 일침을 날리기도 하며 끊임없이 ‘사람’에 대한 고찰을 유발할 예정이다.


● 송상은X정해균, 신을 모시는 인간

신에 기대는 유형도 찾아볼 수 있었다. 마을 무당 김선녀(송상은)는 검은 연기와 함께 나타난 새로운 신을 받아들이며 더 큰 힘을 얻게 됐다. 서낭당 그림에 ‘피칠갑’을 하며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라고 읊조리는 그녀의 광기와 무수한 추종자들로 인해 무지시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반가운 얼굴도 있다. 지난 2017년 방영된 OCN ‘구해줘1’의 사이비 신도였던 ‘임주호’(정해균)가 ‘다크홀’에도 등장, “새천년에 올라갈 구원의 때가 왔습니다”라며, 재난 상황 속에서 여전히 신만 찾고 있는 왜곡된 신앙을 보여줬다. 이 두 사람이 공포에 사로잡힌 무지시민들을 어떻게 주무르게 될지 역시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다크홀’은 싱크홀에서 나온 검은 연기를 마신 변종인간들, 그 사이에 살아남은 자들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린 변종인간 서바이벌 드라마다. 영화 ‘더 폰’을 통해 충격과 반전으로 가득 찬 추격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준 김봉주 감독이 연출을 맡고, ‘구해줘1’, ‘타인은 지옥이다’로 간담이 서늘한 서스펜스를 선사한 정이도 작가가 집필을 맡는다.
‘다크홀’은 기존 토·일 편성에서 금·토로 시간대를 옮겨 30일 금요일 밤 10시 50분 첫 방송되며, tvN에서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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