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조’ 김학범호, 금빛 감동 꿈꾸지만…답답한 도쿄 프로젝트

입력 2021-04-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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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김학범 감독(61)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조 편성 결과를 받아들었다. 루마니아(유럽)~온두라스(북중미)~뉴질랜드(오세아니아)와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에 속했다. 조 추첨 포트가 결정된 이후 등장한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결과로 김 감독은 “우리가 최약체”라며 한껏 자세를 낮췄지만 축구계 여기저기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축구는 역대 올림픽에서 많이 웃지 못했다. 그래도 자랑스러운 기억이 있다. 홍명보 감독(울산 현대)이 지휘한 2012년 런던 대회다. 당시 한국은 일본을 3·4위 결정전에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는 7월, 가까운 일본에서 개최될 도쿄올림픽은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위협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반면 환경과 시차 등 그 외에 선수들의 컨디션에 악영향을 끼칠 요소는 많지 않다.


김 감독은 28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메달 색이 무엇이든 반드시 하나는 가져오겠다”고 야망을 감추지 않았다. 상대국 경기 영상들이 서서히 준비되고, 코칭스태프의 분석 작업도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메이저 국제대회 호성적을 위해선 상대국 분석이 전부가 아니다. 실력을 확인하고, 점검할 기회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해외 팀과의 평가전이다. 올림픽대표팀은 6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을 활용해 소집훈련을 계획했다. 18명 올림픽 최종엔트리를 염두에 두고 26명까지 압축해 손발을 맞추려 한다. 본선을 앞둔 마지막 점검의 기회로 알차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무조건 강호와 많이 싸워야 한다.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 부딪혀야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스파링 파트너를 섭외 중이다.

하지만 방역 지침이 걸림돌이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2주 자가격리가 풀리지 않으면 평가전을 성사시킬 수 없다. “월드컵 예선이나 올림픽 쿼터대회 등이 아니라 해외 팀 초청은 어렵다”는 방역 당국의 기조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일본은 자국 대표팀의 역량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6·7월 각각 2경기씩 평가전을 마련했고, 스페인이 포함됐다. 3월 A매치 주간에도 강화훈련을 했던 올림픽대표팀이 K리그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를 때 일본은 아르헨티나와 2차례 친선경기를 가졌다. 올림픽 참가에만 의미를 두지 않는 김 감독이 답답해하는 배경이다. 지원 없이 좋은 성적은 불가능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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