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열린 일요 경주 특선 결승에서 임채빈(3번)이 종합순위 2위와 3위인 황인혁(7번)과 성낙송(1번)을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지역별 세력다툼 확장세
괴물루키 등장에 경남부산까지 영향
전문가들 “특정지역 독주 힘든 구조”
경륜은 원래 개인종목이지만 사이클 경주에서는 연대가 필수불가결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기량 차가 있어도 보통 2착 내지 3착은 쫓아갈 수 있는 ‘마크’라는 전술 때문이다. 지구력이 장점인 선행형은 막판까지 뒷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경주 후반 반전을 노리는 추입형은 진로를 확보하기 위해 자연스레 짝을 이룬다. 따라서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선수들과 연대를 해 뭉치게 된다. 경륜 팬에게 결과를 예측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고 보는 재미도 배가 시킨다.괴물루키 등장에 경남부산까지 영향
전문가들 “특정지역 독주 힘든 구조”
전문가들 “특정 지역 독주 힘들어”
최근 경향을 보면 정종진(SS 20기 김포 34세)이 그랑프리 대상경륜을 4년 연속 제패하는 기세에 힘입어 벨로드롬의 분위기를 수도권이 주도했다.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창원 김해가 주축이던 경남권이 주도를 했고, 2010년대 초반에는 호남팀이 최강으로 꼽히기도 했다. 요즘 많은 경륜 전문가들은 앞으로 과거와 같은 특정지역의 독주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런 판단의 근거는 역대급 괴물신인으로 꼽히는 임채빈(S1 25기 수성 30세)의 등장이다. 아마추어 사이클 최대어로 꼽히던 임채빈은 명성답게 그 흔한 적응기 없이 단번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덕분에 경륜 변방으로 불리던 경북지역이 급부상했고 파급력은 인근 경남 부산지역까지 이어졌다.
임채빈은 현재 창원 벨로드롬을 틈틈이 이용하며 경상권 지역 선배들과 훈련하고 있다. 걸출한 선행형 부재로 예전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던 경남권 선수들로서는 그의 존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라이벌 격돌, 90년대 인기 재현 기대
경륜의 인기가 가장 뜨거웠던 1990년대 후반에는 양강 구도가 인기를 이끌었다. 2기 원창용 김보현을 중심으로 원년부터 독주하다시피 한 창원팀을 4기 엄인영 주광일이 제압하며 한체대와 팔당 연합이 떠올랐고, 이후 6기 지성환이 가세한 창원팀이 다시 반전에 성공하는 등 양 측이 물고 물리는 접전으로 벨로드롬이 뜨거웠다. 오랫동안 경륜을 사랑했던 팬들은 그 시절 경륜이 가장 짜릿했다고 입을 모은다.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시간이 문제일 뿐 정종진과 수도권팀의 일방적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이다”며 “강력한 라이벌 등장과 함께 적당한 긴장감이 고조될 때 스타들은 화려한 플레이와 숱한 명승부가 등장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경륜이 다시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